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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의원의 '권력질'과 새민련의 '두 얼굴'

2014-09-23 10:12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성준경 정치평론가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국민의 분노가 증폭하는 이유는 새정치민주연합(새민련) 김현 의원과 유가족 대표들의 일그러진 권력 과시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들의 권력행사에 주눅이 들어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한 경찰에 대해서도 비난이 폭발하고 있다.

김현 의원은 입만 열면 ‘사회정의’와 ‘을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던 새민련 소속이다. 대리기사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을이다. 당시 김 의원은 유가족 대표와 술자리를 가진 후 대리기사를 불렀다. 김 의원 측은 대리기사를 30분이나 기다리게 했다. 대리기사 입장에서는 생계와 직결되는 골든타임 30분을 허비한 것이다. 김현 의원은 기사가 돌아가려 하자 사과는커녕 네 살이나 많은 기사에게 국회의원 신분을 과시하며 고압적으로 반말을 하며 시비를 걸었다. 사건 촉발의 배경이다.

김현 의원은 사건 발생 후 자신은 싸움을 말리려 했고, 이후 사고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대리기사와 다섯 명이 넘는 목격자들은 김 의원이 사건현장에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현장 CCTV에도 그 장면이 담겨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김 의원은 사건 발생 5일째인 지금까지 자신으로 촉발된 폭행사건과 관련 대리기사와 시민들에게 그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당당함 그 자체이다. 새민련도 일체의 유감표명조차 없다. 오히려 박희태 전 국회의장 성추행건을 들먹이며 물 타기를 시도했다.

김현 의원은 경찰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는 국회 안행부 소속 의원으로 경찰에게도 사건구성의 사적이해를 위해 국회의원의 권력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출동한 경찰에게도 지구대가 아닌 영등포 경찰서 형사계로 피해자인 대리기사와 시민을 데리고 가라고 지시했다. 유가족 폭행 혐의자는 보내지도 않았다. 전문가들은 일반 폭행사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의 정상적인 폭행 업무 처리라면 김 의원을 비롯한 당시 사건에 연루되었던 폭행가담자, 피해자 모두를 함께 조사해야 했다.

   
▲ 새민련 김현 의원이 자신의 특권의식에 의해 발생한 ‘유가족 폭행사건’ 자체를 무시하고 있다. 친노 운동권 세력들과 문희상 새 비대위 체제도 분노한 여론은 들리지 않는 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만약 초동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면 논란이 되고 있는 ‘쌍방폭행’의 진위도 금방 가려졌을 것이다. 국회의원 김현의 절대적 힘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편 폭행현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 블랙박스도 언론보도에 의하면 새민련 소속 모 의원실에서 차량 주인에게 전화해 수거를 요청했고, 경찰이 이에 응해 10분 만에 돌려주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경찰이 안행부 소속 새민련 김현 의원의 특권행사에 눌려 몸을 낮추고 장단을 맞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새민련의 아군일 수 있는 진보논객 표창원 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현 의원의 갑질’이라는 글을 통해 김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표 씨는 김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의 술좌석 자체가 윤리적·도덕적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 씨는 또 “김현 국회의원의 행동은 명백한 ‘갑질 패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리기사를 30분간이나 잡고 있는 것도 모자라 국회의원의 힘을 통해 가고자 하는 이를 막았다면 ‘업무방해’이고 질 나쁜 ‘갑질’이라고 거듭 질타했다.

김현 의원은 한양대 학생회 간부출신으로 김대중 당인 평민당에 당료로 입문해 노무현 정부의 춘추관장을 거쳐 현재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문한 초선의원이다. 문재인 의원에 발탁된 전형적인 486친노 강경파 의원이기도 하다.

친노 486·586 운동권 세력들의 트레이드마크는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을의 입장에 선 사회정의와 민주주의’이다. 새민련은 이를 기초로 해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방점은 사회 소수층 내지는 서민에게 찍혀있다.

지금 김현 의원은 자신의 특권의식에 의해 발생한 ‘유가족 폭행사건’ 자체를 무시하고 있다. 친노 운동권 세력들과 문희상 새 비대위 체제도 분노한 여론은 들리지 않는 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새민련에 의해 상왕으로 대접받던 김영오씨가 또 허세를 부리며 ‘정부의 음모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김 씨에게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전화를 걸어 ‘세월호특벌법’ 자문을 구했다고 경향신문은 단독 보도했다. 김 씨는 “박영선은 그러지 않았는데, 문 위원장이 전화를 했다”며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 새민련과 문 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왜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새민련의 현 주소이다.

새민련은 이제 ‘서민정당’,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당’, ‘특권과 반칙 없는 정당’ 그리고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조차 없어 보인다. 새민련은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서는 세월호 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 사안에 대해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막말을 지속적으로 일삼았다. 이런 새민련이 당 소속 의원의 ‘국회의원 특권질’에 의해 촉발된 사회 소수자인 대리기사 및 시민 폭행에 대해 그 흔한 논평 한줄 내지 않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내가 하면 로멘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이번 사건을 통해 국민들은 새민련의 이중적 민낯을 또다시 극명히 보았다. 김현 의원은 대리기사에게 ‘감히 국회의원 앞에’를 외치며 특권을 과시했지만 그 말을 이제 ‘감히 국민에게 국회의원이’ 되돌려 주는 게 맞지 않겠는가! 새민련 문희상 비대위 체제가 당의 환골탈태(換骨奪胎)와 혁신을 주도하고자 한다면, 이번 폭력사건에 대한 분명한 입장에서부터 그 단초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성준경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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