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배터리업계가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에 나서는 등 환경·인권을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스위스 글렌코어와 6년간 3만톤 상당의 코발트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매년 제3의 기관으로부터 생산과정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기로 합의했다.
이는 광물 관련 글로벌 협의체인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 연합(RMI)'의 '코발트 정제 공급망 실사 표준'에 따른 것으로, 코발트는 아프리카 등 주요 생산지에서 아동 노동 착취 등의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광물 구매 과정에서도 윤리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배터리 사업의 사회적가치(SV) 창출을 극대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노트북용 저코발트 배터리/사진=LG화학
LG화학은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RMI에 가입하면서 분쟁광물 및 코발트를 비롯한 고위험광물 원산지와 제련소 등 공급망 관련 정보를 제공받게 됐으며, 협의체에 참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사회·환경 이슈 해결을 위한 공조체계도 구축하게 됐다.
RMI는 배터리 원재료 원산지 추적 조사 및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상시 모니터링과 인증 등을 실시하는 협의체로, 폭스바겐(VW)·르노·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 380여개사가 가입한 상황이다.
LG화학은 앞서 지난 8월 글로벌 배터리 원재료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경영' 평가항목을 도입하면서 정기평가를 실시했으며, RMI 가입에 따른 효과를 토대로 자체 공급망 실사 및 협력사 개선활동도 시행할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달려 있다"면서 "환경 및 인권을 고려한 공급망은 LG화학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코발트를 함유한 사방정계 황화광물./사진=한국광물자원공사 홈페이지
삼성SDI도 2017년 '책임있는 코발트 공급망에 관한 경과보고서'를 발표하고, 실사 현황을 매년 공개적으로 보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자사 제품에 투입된 코발트를 가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21곳의 제련소를 공개했으며, 같은해 엠네스티는 이를 두고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이 2021년부터 고위험군 광물에 대한 공급망 관리를 의무화하는 가이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투명한 공급망 정보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움직임은 광물 채굴·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 문제 해결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25%씩 성장, 2025년에는 182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전세계 전기차용 코발트 수요는 3만2000톤, 2025년에는 9만2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