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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전기료 인상 움직임…철강업계 "24시간 가동" 울상

2019-12-09 13:43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동국제강 에코아크 전기로. /사진=동국제강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철강업계가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에 좌불안석하고 있다. 정부가 한전의 누진제 개편에 따른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료 인상이란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커지며 수백억원의 전기료 폭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강사들은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저렴한 시간대를 찾아 공장 가동률을 늘리기가 힘든 데다 전기료 인상 요인만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아 걱정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달 말 예정된 차기 이사회에서 △필수사용 공제(전기 저소비 가구에 4000원 한도 요금 일괄 할인) 폐지 또는 개정 △주택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도입 △산업용 경부하 요금 조정 등을 포함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정식 안건으로 다룰지 여부에 대해 업계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만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의 적자를 보전해줄 쉬운 방법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꼽힌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가정용 전기료처럼 표심과 직결돼있지 않은 데다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 인상할 경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전력 소비량 중 가정용은 13%, 상업용은 27.8%인 반면 산업용은 52%를 차지했다. 

심야시간대에 적용하는 경부하 요금이 인상되면 철강업계 부담은 필연적이지만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에는 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시간대별 차등요금제가 적용된다. 전력을 많이 쓰는 낮 시간대에 높은 요금이, 적게 쓰는 심야시간대에 낮은 요금이 부과된다. 경부하 요금은 심야시간 등 전기사용이 몰리지 않는 시간대에 전기요금을 싸게 책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철강업계는 늘어난 수요에 맞추기 위해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심야시간대에 적용하는 경부하 요금 인상을 피하기 위해 가동 시간을 주간으로 조정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전기로를 주로 쓰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시간대를 중심으로 공장을 집중 가동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체 공정에서 전기로 공장이 절반을, 동국제강은 4분의 1을 차지한다. 요금이 높은 최대부하 시간에는 설비들의 주간보수를 통해 작동을 멈춰 전기 소모를 줄이고 있지만 심야시간대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면 비용 부담이 크다. 

전체 전기 사용량 중 경부하 시간 사용량 비중을 보면 철강이 포함된 1차 금속은 56%로 업계 전체 평균(46.6%)을 웃돈다. 1년에 1조1000억원의 전기료를 내는 현대제철의 경우 110억원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4조 3교대로 야간에도 작업을 하는 상황"이라며 "심야에도 추가로 공장을 돌려 생산비용도 더 이상 싸지 않은데 경부하 요금이 인상되면 국내 생산설비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철강사들은 에너지저장장치인 ESS설비를 구축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야간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해뒀다가 낮에 사용하고 있지만 개편안대로 진행되면 한계가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했다. 

원재료를 녹이는 전기료가 오르면 원가 인상으로 이어지며 결국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해지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철값과 전기료값이 제품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공장 라인을 멈출 수도 없어 전기요금이 오르면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전기료 인상 요인만으로 고객사에게 제품 가격 인상을 요구하기도 힘들어 전기료 인상분 만큼 그대로 손실이 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 시간에 전기 사용이 몰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전력 수급의 안정성도 함께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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