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16시 미세먼지 현황/사진=에어비주얼어스 캡처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겨울철 미세먼지 저감을 목표로 비상저감조치를 잇따라 시행하는 가운데 경유차와 석탄화력발전소에 규제가 집중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0시부터 석탄발전 12기 가동정지 및 최대 45기 상한제약(발전출력 80%로 제한) 등을 시행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일일 석탄발전기 16~21기를 가동정지하는 수준의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동월 첫째주 대비 미세먼지 배출이 46%(187톤) 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도 지난 11일 06시부터 21시까지 수도권·부산·대구·충남·충북·세종·강원영서 등 전국 9개 시도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서는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 및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대구·충북 제외)도 실시된다.
발령지역에 위치한 민간 사업장과 공사장 등에서도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며, 서울시는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시청·구청·산하기관 등 행정 및 공공기관 주차장 424곳을 전면폐쇄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경기지역 중유발전 4기도 상한제약 대상이며, 각 시도가 사업장 및 공사장 등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점검·단속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발 미세먼지 등을 들어 국내 사업장·경유차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1일에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로 우리나라로 침투해 대기 질이 나쁘겠지만, 이날 오후부터 북서풍 덕분에 미세먼지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초에도 국내 PM 2.5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 중 중국을 비롯한 국외 영향이 전국 평균 75% 수준이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으며, 풍향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덧붙였다.
한국이 미세먼지에 시달리기 전날 선양·칭다오·텐진 등 중국 도시에서 농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언급됐다. 북서풍이 강하게 불면 편서풍을 타고 날아온 미세먼지들이 모이지 않지만, 바람이 약해지면 한반도 상공에 머문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배출되는 암모니아의 역할이 충분히 조명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유럽에서는 농·축산 등 암모니아가 나오는 분야에 대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석탄화력발전소가 집중된 충청남도의 경우 241만7449마리(21%), 경기도에는 208만5162마리(18%)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으며, 축산관련단체협의회 26개 단체 대표들이 축사 주변 정리 및 냄새저감시설 설치 등을 통해 암모니아를 위시한 축산 냄새 발생을 최소화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암모니아가 공기 중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과 반응해 초미세먼지로 변한다는 연구결과가 예전부터 있었다"면서 "과학적 분석이 상당부분 진척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것들부터 규제가 적용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