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고 있지만, 공공임대주택 중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를 대상으로 공급되는 행복주택과 최저소득계층을 위한 영구임대주택의 주거 면적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협소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주거 수요 특성에 맞게 다양한 주거 면적이 공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65만호를 포함한 공적주택 100만호를 공급하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공급계획을 104만5000호까지 확대해 현재까지 추진 중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공적임대주택 17만6000호, 공공분양주택 2만9000호 등 금년중 총 20만5000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해 2022년까지 공공주택 104만5000호를 차질없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공공임대주택 유형을 보면 △영구임대, △행복주택, △50년임대, △국민임대, △장기전세, △분양전환공공임대(10년임대, 5년임대), △기존주택매입임대 등이다.
공공임대주택은 공공주택사업자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건설, 매입 또는 임차해 공급하는 주택으로 임대 또는 임대한 후 분양전환을 할 목적으로 공급하는 주택을 말한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대부분이 주거 면적이 좁은 소형 주택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주택 중에서도 행복주택과 영구임대주택은 전용면적 40㎡ 미만이 대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40㎡는 일반적으로 침실을 겸하는 거실 하나와 방 하나, 주방 하나, 화장실 하나로 구성된다.
국회입법조사처 ‘공공임대주택 유형별 주택규모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임대를 유형별로 행복주택은 97%가 40㎡ 미만이었고, 영구임대 94.2%가 40㎡ 미만이었다. 전체 공공임대 중 주택 수가 가장 많은 국민임대는 40㎡ 미만이 42.0%, 40~60㎡ 미만은 58.0%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공공임대주택은 총 157만242가구로, 이중 행복주택은 3만7848가구, 영구임대주택은 20만7240가구다.
공공주택 중 1인당 주거면적이 가장 좁은 곳은 행복주택(22.5㎡)이다. 장기전세(23.6㎡), 영구임대주택(24.7㎡), 국민임대주택(25.6㎡), 분양전환공공임대(28.7㎡), 기존주택매입·전세(29.6㎡) 순이었다. 반면 일반주택에서 자가 주택은 1인당 주거면적이 34.6㎡, 임차 주택은 27.1㎡였다.
현재 정부의 ‘최저주거기준’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최저주거기준 면적은 14㎡, 2인 가구는 26㎡, 3인 가구 35㎡, 4인 가구 43㎡ 다. 특히 행복주택의 가구당 평균 면적은 28.4㎡로 신혼부부가 아이를 출산해 양육할 경우 행복주택의 1인당 주거면적은 9.3㎡밖에 안 된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공공임대주택은 공적 재원이 투입돼 건설·공급되고 있고,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주택의 단위세대 면적이 작은 소형주택으로 공급되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를 위해 공급하는 행복주택의 97%가 40㎡ 미만의 소형주택으로 공급돼 결혼과 출산 후 자녀 양육 등을 위한 공간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공공임대주택 소형주택 공급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은 전용면적 40㎡ 미만 주택이 46.7%로 전체 공공주택 공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반면 일본 공공임대주택의 전용면적 40㎡ 미만 주택 비중은 23.7%, 영국은 전용면적 50㎡ 미만 주택이 26.5%로 훨씬 낮다.
입법조사처는 “부모부양, 자녀출산 등 주거 수요에 맞게 행복주택 등에 대해서 현재보다 주택규모를 다양화해 공급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여러 세대와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는 공공임대주택단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가구 특성에 맞게 세대면적, 방수 등 기준을 마련하고 공공임대 주택의 공급 시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