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올해가 17일 남은 가운데 조선 3사의 연간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71억달러를 기록, 올해 목표(78억달러)의 90%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달 유라시아지역 선주와 15억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한 영향으로, 이미 지난해 실적(63억달러)를 뛰어넘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10월말 기준 전세계 조선소 수주잔량 1위도 유지하고 있으며,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6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등 총 39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안젤리쿠시스·미 셰브론 등 '단골'들과의 계약에 힘입어 70%를 넘겼다. 특히 최근 셰브론으로부터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1기를 수주, 5년 가까이 이어진 해양플랜트 가뭄을 끝낼 수 있었다.
셰브론은 지금까지 14개의 프로젝트를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으며, 총액은 16조원에 달한다.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에 LNG운반선 1척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발주한 마란가스와 마란탱커스는 안젤리쿠시스 산하의 회사다.
안젤리쿠시스는 올해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10척의 LNG운반선 중 7척도 발주한 회사로, 1994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총 110척의 선박을 맡겼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10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초대형컨테이너선 5척, 잠수함 5척(창정비 1척 포함),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31척(약 59억5000만달러) 상당의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그리스 마란가스 LNG운반선/사진=대우조선해양
반면,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경우 90억달러를 수주하면서 총액은 가장 높지만, 목표달성률은 56%로 가장 낮은 상황이다.
업계는 올해 미중 경제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선주들이 발주를 미룬 것이 국내 조선소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올 10월까지 누적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 가까이 감소했다.
그러나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역시 이같은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LNG추진선 외에도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등 다른 옵션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스크러버 장착을 선택했으며, 국내외 정유사들도 저유황유 및 선박용 경유를 비롯한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하고 2단계 진전을 시사한 데 따른 글로벌 경기 반등 △노후 선박 교체 등 수요 진전 △대형 해양 프로젝트 확대 등이 내년도 전망을 밝히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