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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북에 판문점 회동 공개 제안 “데드라인 없고, 목표만 있다”

2019-12-16 12:21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6일 “이제 목표를 달성할 때이다.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라며 북한에 회동을 공개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뒤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과 관련해 “완전히 명확하게 하고자 한다”며 “미국은 데드라인이 없으며,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의 약속한 사항을 실천하기 위한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만간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행동은 한반도에 평화를 지속하는데 아주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 북한에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비건 대표는 또 북한이 낸 최근 성명을 가리켜 “매우 적대적이며 부정적이고 불필요하다”라며 “북한 관리들도 이런 성명이 미국과 북한이 그간 가져온 논의의 정신이나 내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는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팀은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은 양측의 목표에 부합하는 균형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하게 협상할 것이며 실현 가능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창의적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의 크리스마스 전후로 예상되는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곧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날이 평화의 시대를 여는 날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가 2018년 12월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가 한국에 와서 외교부 청사를 찾아 브리핑룸을 이용한 것은 처음으로 북한에 공식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이도훈 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다 아시지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민간한 시기이다. 이런 가운데 비건 대표가 4개월만에 한국을 방문했다”며 “비건 대표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은 외교, 대화로 임한다는데 지금도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협상 재개 시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 ‘노딜’ 이후 북미 간 실무협상이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연말 시한’을 제시하며 ‘새로운 길’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번 비건 대표의 방한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복귀하게 하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되는 셈이다.

전날 2박3일 일정으로 입국한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해외 출장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조세영 1차관을 예방한 뒤 오전 9시20분쯤부터 1시간가량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이후 비건 대표는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오후에는 ‘한반도 업무 담당 외교당국자간 환영 리셉션’도 예정돼 있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약 4개월 만으로, 지난 8월 말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한국에 온 적 있다. 최근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는 지난 10월 초 미국에서 개최됐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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