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앞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시가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시가 9억원을 넘는 주택에 대해서는 LTV를 기존 40%에서 20%로 차등 적용한다. 서울 13개구의 전체 동과 서울 5개구 37개동, 경기 과천·광명·하남 3개시 13개동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정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대책안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투기·투기과열지역 시가 15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금지, 9억원 초과 LTV(담보대출인정비율) 20%로 차등 적용 △보유세·양도소득세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확대 △청약 재당첨 강화 △등록임대사업자 등록요건 강화 등이 포함됐다.
합동 브리핑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김현준 국세청장이 참석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대책에 불로소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이전보다 강력히 반영됐다"며 "불안이 계속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이보다 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서) 우려하는 것만큼 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이를 "일종의 공포 마케팅처럼 작용해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홍남기 부총리, 김현미 장관, 은성수 위원장, 김현준 국세청장 등 일문일답 내용이다.
Q. 불로소득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불로소득을 허용해왔다. 사실상 정책 실패가 아닌지 궁금하다. 이 대책 이후로도 가격 상승을 막지 못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홍 부총리= 정부는 불로소득을 최대한 허용하지 않는 대책을 마련해왔다. 현실적 여건으로 계획만큼 되지 못한 측면 있지만 의지는 변함이 없다. 특별히 이번 대책에 불로소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이전보다 강력히 반영됐다. 이 대책 이후에도 시장 불안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여러 부작용 야기하고 청년·서민들의 희망을 박탈하기 때문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 불안이 계속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이보다 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Q.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17일부터 당장 시행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택매매를 계획하는 사람들한테는 너무 부담이 되는 것 아닌지. '9억원 초과 LTV 20%'는 23일부터 시행되는데 그 이전에는 대출이 가능한 것인가, 은행 창구의 혼선은?
은 위원장= 적용 시점은 새로이 매매계약을 하거나 신규로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다. 같은 논리로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강화는 은행 직원들의 내용 숙지 등 준비기간을 위해 오는 23일부터 시행한다. 이전에 신청한 대출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 은행들의 준비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오후 3시에 은행연합회 등과 정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이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등이 실무반을 만들어 필요하면 교육하고 창구에 가서 설명하는 서비스 등을 해 혼선 없이 적용토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다.
Q. 시가 9억원으로 적용대상을 정한 배경이 무엇인가. 서울에 9억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많은데, 실제적으로 대출 규제 적용하면 해당되는 주택수가 어느 정도인지. 또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대출규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의문, 전세대출 보증제한을 서울보증보험으로 확대하는 취지도 정확히 설명해달라.
은 위원장= 9억원은 세법이라든지 기존의 대출 기준을 참고해 정한 기준이다. 9억원 초과 아파트가 최근에 가격 선도를 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LTV를 9억원 초과 15억원 미만 아파트에 20%로 줄이면 대출을 통한 투기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격이 15억원을 넘으면 대출이 바로 제로(0)가 된다. 금융 레버리지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세를 잠재울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건 논란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Q. 정부에서는 2019, 2020년 주택공급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민간에서는 주택공급이 2021년 이후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정부의 대책이 매번 집값이 오른 뒤에 나와서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김현미 장관= 주택은 예년만큼 공급되고 있다. 통계는 여러 번 제공해줘서 알 것이라고 본다. 135개의 정비사업 지구에서 13만1000호가 착공을 했거나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 정상적으로 공급이 이뤄질 계획이다. 2021년 한 해의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통계는 저희도 확인해 알고 있다. 그 이전에 사업에 대한 결제가 더디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2022년 이후에는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이다. 언론에서 과도하게 우려하는 것만큼 공급이 줄어드는건 아니라고 본다.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일종의 공포 마케팅처럼 작용해서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면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팩트를 중심으로 홍보가 됐으면 좋겠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현준 국세청장이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 참석했다./사진=미디어펜.
이어서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김대지 국세청 차장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Q. 분양가상한제 지역 1차 지정 당시 '공급 부족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서 핀셋 규제를 하겠다'고 하셨는데 이번 2차 적용지역은 매우 방대하다. 또 초기 단계 지역은 배제했다고 했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 지정된 성북구 성북동 등은 초기 단계인 지역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지역을 지정했는지 궁금하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정비사업 등 이슈지역에 대해서는 조합설립인가가 난 이후 단지를 대상으로 했다. 정량적으로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여기에 추가해 정비사업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단계를 대상으로 해 선정했다.
Q. 공급 불안 요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 실장= 과거 상한제를 시행했을 때에도 공급부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또 정비사업이 본격화 된, 관리처분인가라든가 착공 이후 단계 135개 단지 13만 가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급 부족 문제는 크지 않다고 본다. 또 정비사업 초기 단계 사업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상한제 지역 확대 지정한 것은 1차 발표 때 언급했듯이 고분양가 관리 회피 단지가 나타나거나 주변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경우 2차·3차 추가 지정하는 것으로 이미 예고했다. 거기에 따라 지정한 것으로 1차 발표를 보완하는 성격이다.
Q.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 결정 사항이다. 오늘 대책 관련한 주정심은 언제 열렸고 어떤 내용이 심의됐는지? 또 주정심이 사전에 의제에 대한 공지도 없이 밀실 추진된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실장= 이번 상한제 추가 대상지역 지정에 대해서는 지난주에 주정심을 거쳤다. 서면 심의를 했다. 지난번 1차 지정 당시 대면회의를 했고, 추가 지정하는 경우에는 이미 1차 회의 때 충분히 논의를 했고 2차·3차 지정을 예고했기 때문에 서면심의 했다. 규정과 절차에 따라 사전에 안건과 자료를 배포하고 서면심의를 진행했다. 결코 밀실 지정이 아니다.
Q. 임대등록사업자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수기로 관리해왔다고 했는데 2018년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이후에 전산화가 왜 아직 이뤄지지 않았는지?
이 실장= 1994년부터 임대등록제도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수기로 진행됐고 RHMS 등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 최근이다. 수기 자료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파악하고 1년 넘기 작업을 해 현재 93% 정도 완료됐다. 연내 마무리하겠다.
Q. 상한제 지역 신규 지정을 하더라도 내년 4월 사실상 미뤄진 상황이다. 내년 4월에 시행할 것을 지금 추가 지정해 발표한다는 것이 시장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또 대상 지역에 대해 빠른 사업 진행을 돕겠다고 했는데 상한제 추가 지정과 맞물려 생각하면 대상을 찍어준 셈이다. 고분양가 책정을 해 빠져나갈 사람은 빨리 빠져나가라는 투기의 신호탄이다. 이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제한으로 막는다고 하지만 지금껏 못 막아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것 아닌가?
이 실장= 이번에 발표하는 것도 똑같이 6개월 유예가 적용되기 때문에 내년 4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신청을 하면 상한제 적용이 배제된다. 다만 이번 추가 확대 지정은 풍선효과를 막아서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무주택자의 경우 주택 마련 부담을 완화하는 측면이 있다. 관리처분인가 단지에 관해서는 지금 6만 가구가 넘는데 서울시에서 T/F를 만들고 절차 지원을 해서 차질없이 공급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부분이 고분양가 관리를 빠져나가는 수단을 만들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상한제 도입 이전에 고분양가 관리를 HUG에서 했지만 일부 조합에서 후분양제 또는 통매각 등으로 고분양가 관리 회피 움직임이 있었기 떄문에 상한제 지역을 발표한 것이다. 내년 4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신청을 하지 못하면 그대로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HUG의 고분양가 관리가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Q.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LTV를 20%로 강화했는데 현금부자들만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수요자들, 청년층이나 신혼부부 등은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마련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지?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대출 규제를 하는 목적은 첫 번째로 투기과열지구의 초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주택 가격 급등을 선도하고 뒤이어 주변 아파트 시세가 동반 급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주택가격 안정을 저해하고 주택 매매를 위해 더 많은 담보대출을 받게 만드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것을 금융기관이 지원을 해서 계속 담보대출로 뒷받침을 해줄지, 지원을 중단하고 집값을 좀 더 하락 안정시켜 주택에 드는 비용을 더 줄여나갈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집값 안정을 위해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신혼부부·청년 등에 대해서 집을 위해 들이는 돈을 줄이는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Q. 집값 안정을 위해서 보유세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오늘 대책에는 종합부동산세 인상만 포함됐는데 추가적인 보유세 인상 대책 등은 없는지?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 보유세는 현재 국세에 해당하는 종부세와 지방세에 해당하는 재산세가 있다. 재산세는 물권별로 과세를 하는데 보유세는 인별로 전국 부동산에 대해 합산과세를 한다. 우리나라 조세체계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한다고 하면 종부세 부담을 강화하는 것이다.
Q. 고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9억원에서 시가 9억원으로 변경되는데 이 기준은 무엇인지?
김 사무처장= 시가 기준은 현재 네 가지를 갖고 있다. 이 중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KB부동산 시세와 한국감정원 가격이다. 다른 두 가지 중 공시지가는 시가와 괴리가 커 실질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또 다른 감정평가액은 시가가 없을 경우 적용되는 것이다. 실질적 적용 기준은 한국감정원 가격과 KB부동산 시세로 둘 중 높은 가격을 적용한다. 그래서 시가 기준으로 행정지도를 할 계획이고 시가가 15억원인데 14억9000만원으로 계약하더라도 시세 기준으로 적용돼 대출이 안 된다. 반대로 시세가 14억9000만원인데 매매금액은 15억1000만원이라면 대출이 된다. 모든 것은 시세 기준으로 적용된다.
Q. 청약 거주의무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강화하고 재당첨 제한 강화하는 것은 이전에 살던 사람들도 소급적용되는 것인지?
이 실장= 둘 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사항이다. 절차를 거치면 내년 3월 정도 시행될 것으로 본다. 통상 이런 경우 개정된 규정 시행 이후 신규 입주자모집공고하는 것부터 적용된다.
Q. 오늘 대책이 안정적으로 집값을 올리겠다는 것인지, 서울 집값을 잡아서 떨어트리겠다는 것인지 확실한 정책목표가 어떤 것인지?
이 실장= 안정적 시장관리를 위해 금융·대출에 대한 부분과 보유 부담 강화를 위한 세제 관한 부분, 주택 관련해 거래와 공급에 관한 부분을 망라하고 있다. 차질없이 시행된다면 상당 부분 시장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수요 관리와 병행해 공급 관리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다. 다주택 양도세 증가 한시 배제 등은 그간 매물 잠김등이 있었던 지역에 대해서 해소하는 차원에서 내놓은 것이다. 전반적으로는 수요 관리와 함께 공급 및 지원대책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시장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