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편집국]거인의어깨 김형일대표의 입시칼럼 ‘김형일의 입시컨설팅’에서는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내용으로 ‘2020학년도 입시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입시를 자세히, 알기 쉽게 체크해 드립니다. 11월 14일(목)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의 12월 26일(목)부터 진행되는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정에 도움을 드리고자 정시모집 원서접수 이전까지 2020학년도 ‘정시 지원전략 설정’이라는 주제로 칼럼을 연재합니다. 수험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편집자주>
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대표./사진=에스오지글로벌
◈ 정시이야기
여러 언론사를 통해 올해 수능만점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부러움의 대상일 수도 있다. 한편 여러 입시업체들을 중심으로 지난 주말 정시설명회가 진행되었고 작년 국어영역과 같은 불수능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전 영역에 걸쳐 쉽지 않은 난이도였기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물론 대부분의 수시모집 대학들은 지난 12월 10일을 기점으로 최초합격자를 발표했고, 수시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수험생들도 있겠지만, 예비번호를 받은 수험생들에게는 아직 수시모집의 모든 과정이 끝나진 않았다. 12월 13일까지 최초합격자들의 등록이 끝나고 나면 미등록 충원합격 통보가 12월 19일 21시까지 계속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수능이 어려웠던 만큼 수능최저합격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수험생들도 많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충원합격은 예년 못지않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최초합격’보다 ‘추가합격’의 기쁨이 몇 배 더 큰 것이 사실이다.
한편 정시모집 비중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따라 ‘재수’를 결심한, 또는 고민하는 수험생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심지어 정시설명회 자리에서도 은근히 재수가 유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했다.
‘재수가 유리하다’는 이야기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정시모집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없던 인원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시모집에서, 특히나 학생부전형과 논술전형, 특기자전형의 인원을 줄여서 정시모집 인원을 늘리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늘어난 정시모집 비중만큼 줄어든 수시모집 인원들은 수시모집에서 다른 카드를 찾을 수도 있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정시로도 집중될 것이고, 그 인원들은 대부분 상위권 수험생들일 것이다.
물론 수능 응시인원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말은 사실이다. 이른바 ‘밀레니엄베이비’ 세대들이 응시한 2019학년도 수능에 비해 2020학년도 수능 응시 인원도 현저히 줄었지만 2021학년도 수능 응시 예상인원은 ‘인구절벽’ 현상 때문에 훨씬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줄어드는 응시인원 대비 모집인원의 감소폭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맞는 말이다.
수학영역의 수능 출제범위가 바뀌는 것도 재수를 결심하기 전에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기하와 벡터’ 단원이 빠지기 때문에 학습량이 줄어들긴 하지만 인문계열은 ‘지수함수’, ‘로그함수’, ‘삼각함수’ 단원이 추가된다. 특히 함수단원은 수험생들이 참으로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사실들 때문에 재수를 결심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로 올해 정시모집 지원에 소홀할 수도 없는 일이다.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이 마무리된 후 정시모집으로의 이월인원도 확인해야 하고, 대학별로 발표되는 변환표준점수도 꼼꼼하게 확인해서 나의 유·불리를 정확하게 판단해야할 것이다.
◈ 입시결과의 함정
대학별로 발표하는 ‘전년도 합격자 성적결과’, 흔히 ‘입결’이라고 불리는 말이 있다. 수시모집 지원에서도 절대적 판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대학에서 발표하는 전년도 합격자의 성적은 판단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정보이다.
정시모집의 경우에도 대학마다 전년도 입시결과를 발표한다. 지원을 고민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주의해야할 부분이 있다. 우선 절대평가로 시행되는 영어의 문제이다. 난이도 조정에 따라 1등급의 전체 인원이 큰 변동이 있었다. 다른 과목의 경우에도 해마다 출렁이는 난이도 때문에 단순한 숫자로 표현되는 수능성적지표(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를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정시지원에 있어서 전년도에 이랬으니 올해도 ‘확률상’ 이럴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전년도 경쟁률이 높다고 올해도 그러란 법은 없으니 말이다. 오히려 ‘쏠림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년도 입시결과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최근 3~4년 정도의 ‘추이’를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입시업체에서 제공하는 정시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때에도 ‘모의지원’서비스는 표본집단의 크기가 작을 경우 신뢰할 만한 결과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도 기억해야한다.
◈ 지금 이 시기에 필요한 것
정시모집 지원을 마치는 그 순간까지는 지원외의 것에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말기 바란다. 특히 ‘재수’의 경우 지원한 대학에서 모두 불합격을 확인한 후에 결정할 것을 권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나는 재수하면 잘 할 수 있어!’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재수생을 위한 학원들에서는 재수마저 선행을 하라고 ‘재수선행반’을 모집하기도 한다. 1~2개월 먼저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은 갖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그런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특히 원서접수 기간이 다가올수록 수많은 소문과 조언들이 난무하게 된다. 이 정도 점수면 어느 정도 대학에 지원이 가능할까요? A대학과 B대학 중 어느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을까요? 이런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들은 귀담아듣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심리적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오히려 이 시기에는, 아직 수시이월인원도 확정되지 않았고, 대학별 변환점수도 발표하지 않은 곳이 많은 만큼, 나의 위치판단만 가볍게 한 후 대학에 집중할 것인지 학과에 집중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좋다. 각 군별 지원은 어느 정도까지 소신지원을 할 것인지 여부도 함께 고려해보도록 하자. 정시모집은 수시모집보다 학과선택의 폭이 넓다. 심지어 교차지원도 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본인이 희망했던 진로와 전공에 비추어 어느 정도까지 타협이 가능한지 여부를 먼저 결정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공 또는 도저히 흥미를 찾기 힘든 전공의 경우 정작 합격하고 난 후에도 대학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전과를 모색하거나 중도이탈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음시간에는 정시모집 지원을 위한 지원전략에 대해 알아보겠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대표
[미디어펜=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