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반독과점영대위가 영화 '백두산'의 스크린 독과점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은 개봉일인 지난 19일 상영점유율 44.5%, 좌석점유율 50.6%를 기록했다. 이날 총 상영작 128편의 상영횟수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백두산'이 차지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원회(이하 반독과점영대위)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영화산업 내 자율적 정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정부와 국회가 법과 제도를 마련하지 않아 스크린 독과점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프랑스의 CNC(국립영화센터)는 영화영상법전과 편성약정에 의거, 영화산업 제 분야에 대해 강력한 규제·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상영의 경우 일례로 15~27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멀티플렉스에서 한 영화는 최다 4개 스크린을 점유할 수 있고, 나머지 11~23개 스크린에서는 각기 다른 영화를 상영해야 한다"고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방지를 위한 프랑스의 제도를 소개했다.
반독과점영대위는 "대규모 자본금이 들어간 영화에 대해 제작·배급사와 극장의 공격적 마케팅은 그들이 펼칠 수 있는 전략의 하나"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침해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산업 내 공정 환경 질서가 자율적으로 지켜지지 않을 때 국회와 정부는 당연히 앞장서야 한다. 국민이 부여한 자신들의 의무이자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며 스크린 독과점 금지에 대해 76%, 독립·예술영화 지원에 대해 81%의 국민이 찬성한 리얼미터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반독과점영대위는 "제각각 다른 영화를 선택하고 향유하는 것은 관객의 권리이고, 영화 다양성은 영화산업 발전의 근간이다. 스크린 독과점은 이를 가로막는 반문화적인 폐단이다. 영화 향유권 보장과 영화 다양성 증진을 위한 스크린 독과점 방지 등은 프랑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왜곡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영화생태환경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영화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