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유재수(55·구속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을 무마한 혐의를 받는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조계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방탄 법원'이 현실화됐다고 우려하고 나섰다.
앞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여러차례 기각되는 등 일명 '김명수 키즈'로 불리는 판사들이 문재인정부의 치부를 덮고 검찰의 칼날을 꺾는 일이 연달아 일어나서 그렇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조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27일 오전1시경 "사건의 범죄 혐의는 소명됐다"면서도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없다"는 사유를 밝히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히 권 부장판사는 이날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사건 범행은 죄질이 좋지 않으나, 영장실질심사 당시 피의자의 진술 내용 및 태도, 피의자의 배우자가 최근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과 피의자를 구속하여야 할 정도로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권 부장판사는 이어 "결국 현 단계에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사유와 그 필요성,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오른쪽)과 경제공동체이자 부인인 정경심(왼쪽) 동양대 교수는 10월23일 열린 자신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임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두했다./사진=(좌)미디어펜,(우)연합뉴스
문제는 앞서 조 전 장관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범죄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구속영장을 기각한 권덕진 부장판사가 "사건의 범죄 혐의는 소명됐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조 전 장관은 이와 정 반대의 태도를 보인 것을 비롯해 심대한 권력형 비리의 실체가 소명됐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구속되지 않았다.
법조계는 권덕진 부장판사의 영장 기각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판사 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전화통화에서 "조국은 자수하지 않았을 뿐더러 '정무적 판단'이라면서 끝까지 부인으로 일관했다"며 "권덕진 판사는 기각 사유로 피의자 태도를 운운하는데 대체 영장실질심사에서 조국이 어떤 태도를 보였길래 구속할 정도로 범죄의 중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조국이 불구속이다?"라고 반문하면서 "권덕진 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까지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최측근의 권력형 비리를 눈 감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의 또다른 법조계 인사는 이날 미디어펜의 취재에 "조국이 불구속이면 서울구치소 수감자 대부분은 당장 석방해야 형사사법의 형평에 맞는다"며 "한 판사의 정치적 판단으로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판사들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국이 비리를 알고도 수사기관에 이첩하지 않고 감찰을 중단했고, 유재수의 사표를 받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해 금융위원회의 자체 감찰 및 징계 권한을 방해한 것은 분명하다"며 "정무적 최종 책임 운운하며 법적 책임이 없다는 조국의 입장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