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완성차 중 유일하게 현대자동차만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해외 판매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며 자동차 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2일 완성차 업계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는 74만1842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2.9% 늘어나는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완성차 중 유일하게 현대자동차만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해외 판매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며 자동차 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사진=미디어펜
그랜저(하이브리드 모델 2만9708대 포함)가 10만3349대 팔리며 국내 판매를 이끌었으며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7666대 포함)가 10만3대, 아반떼가 6만2104대 등 총 27만9242대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쏘나타와 그랜저는 동반으로 연간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지난 2015년 아반떼와 쏘나타가 달성했던 연간 10만대 판매 동반 돌파를 4년만에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RV는 싼타페가 8만6198대, 코나(전기차 모델 1만3,587대 포함) 4만2649대, 투싼 3만6758대 등 총 23만8965대가 팔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가 2만2284대, G90(EQ900 130대 포함)가 1만7542대, G70가 1만6975대 등 총 5만6801대가 판매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와 그랜저, 싼타페와 코나 등의 주력 차종이 국내 판매 실적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이달 중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 모델 GV80의 성공적인 런칭에 힘쓰는 한편,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투입해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현대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다.
기아차는 52만205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2.2% 줄었다. 승용 판매는 23만2611대로 전년보다 2.1% 줄었다. K 시리즈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K3(4만 4387대), K5(3만 9668대), K7(5만 5839대), K9(1만 878대) 등 총 15만 772대가 팔리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하지만 K5의 완전변경모델이 12월에 출시되면서 승용부문의 전체 성장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RV 판매는 22만5627대로 2.7% 감소했다. 셀토스가 새로 편입되면서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카니발과 쏘렌토 등의 노후 모델의 판매저하를 막아내기에는 쉽지 않았다.
한국지엠은 7만6471대로 전년보다 18.1% 급감해 완성차 중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와 대형 SUV인 트래버스가 하반기에 새로 출시되기는 했지만 볼륨 모델의 신차가 없었던 탓이 크다. 트래버스는 842대, 콜로라도는 1261대가 판매됐다.
르노삼성차는 8만6859대로 3.9% 줄었다.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도 QM6가 전년보다 44.4% 급증한 4만7640대가 판매됐다. QM6의 열일로 그나마 내수 판매의 감소폭이 줄었다.
쌍용차는 10만7789대로 1.2%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동안 고객의 필요성에 따른 발빠른 변화로 판매량의 저하를 막아내던 티볼리에 더해 코란도가 합세하면서 선전한 모습이다. 코란도는 1만7413대가 팔려 전년보다 382% 늘었다.
내수에서 현대차를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 성적을 냈지만 해외판매와 수출은 현대차도 소나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해외판매는 현대차가 368만802대로 전년보다 4.8% 줄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수요 위축과 판매 감소 영향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 본격 판매에 돌입한 신형 쏘나타를 시작으로 각 시장별 상황과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신차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꾸준한 판매 증가를 이루어 나갈 것"이라면서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과 미래 사업을 위한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을 모기업으로 둔 한국지엠과 프랑스 르노의 한국법인인 르노삼성은 글로벌 모기업의 해외시장 전략에 따라 지난해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한국지엠은 전년보다 7.8% 줄어든 34만755대를 수출했다.
르노삼성은 무려 34% 감소한 9만591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닛산의 위탁생산물량인 로그의 수출물량이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올해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은 XM3 등이 국내 생산이 본격화될 예정임에 따라 수출과 내수 모두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쌍용차는 수출이 전년보다 19.7% 줄어든 2만7446대로 기록했다. 내수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올해 유럽을 비롯해 인도, 동남아시아 지역 등에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의 지난해 내수 시장은 신차 보릿고개를 겪었던 한국지엠, 르노삼성과 그외로 양극화 경향을 보였지만 수출면에서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해 어려운 한해였다"라며 "올해는 신차가 대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수 시장이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수출 역시 전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