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미국 라스베이거스)=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하늘로 영역을 확장하며 그룹 전체 비전이 확장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의 빠른 상용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의 미래모빌리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현대자동차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인간 중심의 역동적 미래도시 구현을 위한 혁신적인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현을 위해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세 가지 솔루션을 토대로 미래도시와 사람들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동시에 현대차의 차세대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가속화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UAM은 PAV(Personal Air Vehicle:개인용 비행체)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를 결합해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며 △PBV는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 동안 탑승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환경 이동 솔루션이다.
△Hub는 UAM과 PBV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신개념 솔루션을 말한다.
즉 현대차의 인류를 위한 진보를 가속화히기 위해 필요한 구성요소가 UAM, PBV, Hub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인류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고, 인간 중심의 역동적(Vitalize)인 미래도시를 구현해 고객에게 끊김 없는(Seamless) 이동의 자유로움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Smart Mobility Device)'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Smart Mobility Service)'의 2대 사업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현대차의 중장기 혁신 계획 '2025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CES 2020' 개막 하루 전날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우리는 도시와 인류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깊이 생각했다"며 "UAM과 PBV, Hub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현대차의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 나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어 "현대차는 이동 시간의 혁신적 단축으로 도시간 경계를 허물고, 의미 있는 시간 활용으로 사람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며, 새로운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역동적인 인간 중심의 미래 도시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끝으로 "CES는 시작점에 불과하며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엠비전S /사진=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 미래비전 따라 확장된 현대모비스 미래전략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미래비전에 현대모비스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미래경쟁력의 병참역할을 해나갈 전망이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단순한 자동차부품 사업이 아니라 모빌리티 전체에 대한 솔루션 제공자로 체질개선에 나선다.
이미 엠비전S와 같은 PBV에 속하는 모빌리티를 공개한 바 있는 현대모비스는 이미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섀시모듈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분으로 확장 가능한 비전을 갖고 있다.
특히 이미 완성차분야의 부품사로 입지를 굳힌 만큼 앞으로 항공분야의 부품사로까지 사업 확장이 가능해질 수 있어 더 큰 경쟁력과 다양한 산업분야로의 진출이 예고됐다.
다만 아직 사업초기단계인 만큼 현대모비스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분야에 대한 검토중이다.
항공부품의 특성상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어 자체개발과 M&A 등의 부품개발 방식부터 항공분야의 접근방식까지 쉽게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동차에서도 같은 부품이어도 차량에 따라 다른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사업초기 단계의 항공 산업분야인 만큼 결정에 신중을 기할 전망이다.
고영석 현대모비스기획실장(상무)는 "항공 분야는 자동차분야와 굉장히 다르고 같은 부품이라해도 제품에 따라 다르듯 항공기에 들어가는 부품들도 다르기 때문에 항공기 업체들이 기회를 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있고 연계성, 차별성 등을 고려해서 기술 개발 전략과 사업 전략을 올해 수립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현대보비스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자율주행 분야의 센서와 친환경분야의 다양한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분야의 전력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그룹의 병참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선이 너무 강해 회사의 경쟁력이 저평가 될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이 가능해진 만큼 자체적인 경쟁력확보를 통해 다양한 시장가능성을 확보해나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개념도 /사진=현대차
◆'인간 중심의 도시 자문단'…미래도시 새로운 가치 창출 방향 연구
현대차가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모빌리티가 도시의 기반 시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현대차는 △심리 △도시·건축 △디자인·공학 △교통·환경 △정치 등 각 분야 글로벌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한 '인간 중심의 도시 자문단'을 구성하고 미래도시가 인간 중심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어떻게 설계되고 제공돼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자문단은 역동적(Vitalize)이고 자아실현적(Enable)이며 포용적(Care) 도시 구현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도출했다.
현대차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자연스럽게 도시에 활력을 더하는 모빌리티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 '역동적' 도시 구현에 우선 중점을 두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 초청 연사로 참석한 '인간 중심의 도시 자문단'의 아트 마크먼(Art Markman) 텍사스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세 가지 핵심 가치 모두 중요하지만 현대차는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 솔루션을 활용한 '역동적인 도시 구현'에 최적화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자문단의 활동과는 별도로 미래도시에 필요한 기반 시설과 도시 발전 방향에 대한 예측을 위한 '미래도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현존하는 도시를 특징별로 분류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현대차는 교통 정체가 심각한 대도시의 문제 해결을 목표로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솔루션을 집중 연구했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 사장은 "현대자동차는 자문단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주요 도시를 분석하고, 역동적인 미래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현대차가 제시할 UAM과 PBV, Hub 등 세 가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은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역동적인 도시를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