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자유한국당이 13일 '미북 중재자'를 자처하다 북한의 면박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언제까지 김정은 스토킹할 것인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은 생일 축하 메시지 전달'로 드러난 한미 간의 불통과 북한의 청와대 조롱을 두고 "문재인 정권의 비루한 태도는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손상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접견하고 지난 10일 귀국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문 대통령을 통해 북한에 대신 전하는 선물처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11일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의 담화로 이미 미 대통령의 '친서'를 직접 전달받은 상태였다는 것을 밝히며 "남조선 당국은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청와대에 대한 공개적인 '면박'을 숨기지 않았다.
이로써 청와대가 미북 소통 통로를 인지하지 못하고 한미 관계도 사실상 불통 상황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심 원내대표는 "북한의 오만방자함이 심하지만 잔뜩 주눅 든 문 정권의 비굴함은 꼴불견"이라며 "문 정권의 외교안보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정권은 이제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에게도 왕따당하는 신세로 전락했다"며 "김정은의 바지춤에 계속 매달리겠다는 태도는 우매함의 극치"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에 재미를 붙인 북한은 어떤 협력도 할 생각이 없다. 문 대통령 불쌍하기까지 하다"며 "구애 스토킹을 하니까 북한의 버릇만 나빠진다. 국격과 국민의 자존심을 생각하고 대한민국 대통령답게 행동하시라"고 꼬집었다. "수석대변인으로도 취급하지 않고 있으니 제발 꿈깨시라"고도 덧붙였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에서 거론된 '6원칙'에 대한 황교안 대표의 입장도 밝혀졌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황 대표는 "통추위를 발족하면서 저희도 동의한 보수중도통합의 6대 기본원칙이 발표됐다. 새보수당이 요구해온 내용도 반영돼있다"며 "이제 통합이라는 대의 앞에 스스로를 내려놓고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황 대표는 '6원칙 안에 들어있는 새보수당 3원칙 동의한다고 했는데 공식적인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말한 게 다다. (공개발언 때) 말한 걸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6원칙에 대해 사무총장이 최고위원들에게 자세히 보고했고 최고위원들도 큰 틀에서는 6원칙에 동의해줬다"면서도 추인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 내용을 정식 추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며 확답을 피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