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우리나라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30~40대 핵심 고용계층이 지난해 '최악의 고용난'에 허덕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1년전보다 51만 6000명 증가, 최근 5년 4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취업자는 전년대비 30만 1000명 늘어 2년만에 30만명대를 회복했으며, 연간 고용률은 0.2%포인트 오른 60.9%로 22년 만에 최고였다.
그러나 이런 표면상의 수치는 정부 단기일자리 재정사업 등의 영향으로 부풀려져, 실제로는 '외화내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30~40대의 고용 부진이 더욱 심각해졌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40대에서는 16만 2000명 감소, 감소분이 지난 1991년 26만 6000명 이후 20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40대는 고용률도 작년보다 0.6% 하락한 78.4%로,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고용사정이 나빠졌다.
30대에서도 취업자 수가 5만 3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37만 7000명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취업자가 늘어났고, 50대와 20대에서도 각각 9만 8000명, 4만 8000명 증가했다.
결국 정부 단기 일자리사업의 주된 수혜 계층인 50~60대 고용만 집중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청년층 역시 취업자가 증가하고 실업률은 떨어졌지만, '질'은 되레 나빠졌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9%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내린 반면,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2.9%에 달해,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였다.
전 연령대에서의 취업시간대를 살펴봐도, 주당 1~17시간에 불과한 취업자 수가 30만 1000명 증가, 증가폭이 1980년 통계가 생긴 이래 사상 최대폭이며,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표면적 고용지표와 반대로 40.7시간으로 전년보다 되레 0.8시간 줄었다.
이처럼 초단시간 취업자 증가는 정부의 재정 일자리사업의 영향이며, 20대 '단기 알바'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따라 40대 고용 부진과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 확대에 유의하면서, 중장기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40대 고용 개선을 위한 '맞춤형 대책'을 3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일단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정부 지원대책과 방법론을 검토 중"이라며 "또 고용시장에서 벗어난 40대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직업훈련 강화, 전직 기회 확대 등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40대의 창업 역량을 높이고 지원하는 대책도 함께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초단시간 취업자 증가와 관련해 "청년, 여성, 고령자층에서 주로 증가했는데 청년은 학업을, 여성은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며, 고령자는 건강상 이유로 단시간 근로를 선호한다"면서 "단시간 근로자 대부분이 자발적 선택자이므로, 일자리 질이 낮아진 게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