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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숙원' 롯데월드타워 돌며 마지막 길 떠난 신격호 명예회장

2020-01-22 10:16 | 김영진 부장 | yjkim@mediapen.com

2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에서 신동주 부회장의 아들 신정열씨가 영정사진을, 신동빈 회장의 아들 신유열씨가 위패를 들고 롯데월드타워를 돌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아버지는 롯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분이셨습니다. 항상 새로운 사업구상에 몰두하셨고 성공과 실패를 모두 떠안는 책임감을 보여주셨습니다. 오늘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과 열정을 저는 평생 기억할 것입니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7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영결식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을 포함해 신 명예회장의 직계가족과 형제, 롯데그룹 임직원 1500여명이 이른 새벽부터 자리를 지켰다.

영결식 순서는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 소개 ▲추도사 ▲추모 영상 상영 ▲헌화 ▲유족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아들 신정열씨가 영정을,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씨가 위패를 들고 들어서며 시작됐다. 

고인의 부인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와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영정을 뒤따랐다. 

명예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전 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 전 총리는 "우리 국토가 피폐하고 많은 국민이 굶주리던 시절 당신은 모국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 땅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당신이 일으킨 사업이 지금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당신은 사업을 일으킨 매 순간 나라 경제를 생각하고 우리 국민의 삶을 생각한 분이었다"며 "당신의 큰 뜻이 널리 퍼지도록 남은 이들이 더 많이 힘쓰겠다"고 했다. 

22일 오전 7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대표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해외 출장 중이어서 직접 참석하지 못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사회자가 대독한 추도문에서 "창업주께서는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 위에서 국가 재건을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 조국의 부름을 받고 경제 부흥과 산업 발전에 흔쾌히 나섰다"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견인했던 거목, 우리 삶이 어두웠던 시절 경제 성장의 앞날을 밝혀주었던 큰 별이었다"고 애도했다. 

추모사가 끝난 뒤에는 신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님은 자신의 분신인 롯데그룹 직원과 롯데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힘써오셨다"며 "저희 가족들은 앞으로 선친의 발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는 우리나라를 많이 사랑하셨다. 타지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 끝에 성공을 거두시고 조국을 먼저 떠올렸고, 기업이 조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했다"며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오늘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과 열정을 평생 기억하겠다"며 "역경과 고난이 닥쳐올 때마다 아버지의 태산 같은 열정을 떠올리며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 회장은"장남으로서 어린 나이부터 가족을 위해 많은 고생과 시련을 겪으셨으며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헌신과 사랑을 보면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배웠다"며 "아버지는 한마디로 정말 멋진 분이셨다"고 기억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 18일 영양공급관 시술을 위해 재입원한 후 한 달여만인 지난 19일 9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장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나흘간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졌고 국내외 각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영결식 이후 운구 차량은 신 명예회장의 평생의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돈 뒤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떠났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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