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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절반 "최저임금도 못 번다"…최저임금의 역설

2020-01-23 07:31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숙박 및 음식점업, 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1200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관련 업종·지역별 및 규모별 소상공인·근로자 영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월평균 매출액은 1861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401만~1000만원(30.8%)', '400만원 이하(24.1%)' 등으로 절반 이상이 1000만원 이하로 나타났다. 2018년과 2019년의 조사 대상의 동일 업종을 비교하면 2019년 매출액은 1562만원으로 2018년 대비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에서 매출액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월평균 운영비는 증가했다. 월평균 운영비용은 1593만원으로 2018년 대비 증가한 곳은 37.1%, 감소됐다고 응답한 곳은 16.1% 수준이었다. 인건비 문제의 경우 상황이 심각했다. 응답자의 66.4%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2018년 대비 인건비가 상승한 사업체는 31%로, 월평균 인건비 상승액은 61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종업원이 증가했다는 사업체는 5.8%에 머물렀다.  

최저임금을 모든 사업장에 일괄 적용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76.3%로 압도적으로 높게 조사됐으며, 최저임금을 사업장 규모·업종별로 차등 적용하는 질문에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77.8%에 달했다. 

지난 6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소상공인연합회가 '국회 제 역할 찾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전체 소상공인의 월평균 이익은 267만원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제조업이 39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편의점은 316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제과·떡집은 181만원으로 가장 낮게 조사됐다. 
 
그러나 월평균 이익이 100만원 초과 200만원 이하라는 응답이 33.4%로 가장 많았고 200만원 초과 300만원 이하(25.9%), 3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20.7%) 순으로 조사됐다. 100만원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13.3%로 200만원 이하의 순이익을 얻는 소상공인이 전체의 46.7%에 달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매출은 늘지 않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운영비가 증가하여 소상공인들의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최저임금만큼도 못 버는 소상공인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니 소상공인들은 장사를 해도 돈을 벌기는커녕 제2, 제3 금융권으로 내몰리며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생존을 위해 일자리를 감축하며 자기 근로시간을 늘리고 있고, 이러다 보니 가게 홍보를 위한 다양한 투자도 제대로 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소상공인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작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임금 수준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 해법은 최저임금 차등화와 주휴수당 문제 해결에 있다고 호소해왔는데, 이번 실태조사는 소상공인연합회의가 소상공인의 처지와 입장을 정확히 반영해 왔음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지불능력이 없다는 소상공인들의 하소연에도 정책의 전환을 시행하지 않고 일방적인 정책을 강행한 결과 현재의 소상공인들의 암울한 현실을 낳고 있다. 사태가 이러니 소상공인도 정치참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이러한 처지를 극복하기 위해 다가오는 총선에서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상공인들의 호소와 아우성에 실천으로 응답하는 세력이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최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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