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신차 흥행에 증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일감확보를 위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눈치다.
특히 쌍용자동차의 경우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경영난까지 악화되며 올 한해 심각한 보릿고개를 넘겨야 할 상황이다. 그나마 신차를 기대하고 있는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지만 노사관계 이슈가 남아 있어 안심할 수 는 없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량은 최대 23%가량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쌍용차는 전년동기대비 6.4%감소한 13만2994대를 기록했고, 한국지엠은 7.9%감소한 40만9830대를 기록했다. 23.5% 감소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르노삼성은 16만4941대다. 파업 여파도 있지만 판매 부진과 수출 계약 만료 등의 이유로 일감이 줄면서 이 같은 추세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파업에 따른 문제와 함께 수출용 닛산 로그 생산이 순차적으로 줄어든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더욱이 이런 로그의 물량은 올해 3월이면 완전히 계약이 종료되며 일감이 사라진다.
후속모델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가 출격을 대기중이지만 현재의 노사분위기라면 글로벌 생산물량을 약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르노삼성 노조가 임금인상을 목표로 지속된 부분파업에 따른 조업중간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하며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경쟁력이 악화된 상태다. 르노 본사입장에서 원활한 공급이 약속되지 않는 생산공장에 투자할 이유가 없고 이런 문제들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더욱이 노조 집행부가 파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참여가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집행부의 위신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조에 득이 되는 것 없이 부산공장의 경쟁력 악화라는 상처만 남게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의 일거리 확보를 위해 르노삼성 노조는 다음달 4~7일 2019 임단협 집중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쌍용차는 이보다 더 큰 문제다. 올해에는 신차도 없이 한해를 버텨야 내년에 출시될 SUV전기차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단종되는 모델이 정해지고 분위기가 주춤해진 상황이다. 기대해 볼 것은 마힌드라가 추진중인 포드와의 제휴다. 이 부분이 결정 된다면 쌍용차가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쌍용차의 시장 확장이 가능해진 다는 것이다.
마힌드라는 포드 인도공장 인수한 것을 계기로 쌍용차와 포드의 제휴를 검토 중이다. 쌍용차가 뚫지 못한 필리핀 등 아태 지역에서 포드 네트워크를 통해 활로를 뚫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아직까지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 이 방법을 통한 분위기 쇄신을 당장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과 시저 톨레도 부사장이 트레일블레이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그나마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은 한국지엠이다. 쉐보레 브랜드로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의 등장으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트레일블레이저는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며 글로벌 물량까지 생산해야 되기 때문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군산공장 패쇠와 주력모델 단종 등으로 많은 아픔을 겪었던 한국지엠이 드디어 작심하고 기사회생의 기회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신차가 등장한 것.
트레일블레이저는 앞서 카허카젬 사장이 약속한 신차 14종 가운데 7번째 신차다. 앞서 등장한 모델들은 해외생산방식이어 판매물량이 늘어도 국내 생산라인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모델이 아니었다.
하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며 일거리확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모델이다. 특히 그동안 시장경쟁이 힘들어 보였던 기존의 SUV라인업과 달리 역대급 모델로 등장한 트레일블레이저를 통해 한국지엠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첨단 안전·편의사양부터 세분화된 가격정책과 트림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사양과 디자인을 골라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과거 소형SUV시장의 태동기때 등장한 쌍용차의 티볼리와 비교될 만큼 막강한 경쟁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에서 제품이 지니는 의미가 타 업종에 비해 남다른 만큼 일거리 확보를 위한 신차의 출시는 실적개선에 큰영향을 미친다"며 "이에 완성차 업계가 신차의 투입시기를 단축시켜가며 판매신장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만큼 올해 3사의 경쟁은 시장의 흐름을 바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