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사들이 다양한 직급을 간소화하고 '님'이라는 호칭을 도입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조직 개편을 통해 수평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업무효율을 높이려는 취지다.
28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과 광동제약은 최근 직위와 호칭을 손질했다. 이러한 조직 변화는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젊은 조직 체계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창업주 2세 최성원 회장이 수장인 광동제약은 최근 직급과 상관없이 '~님' 호칭을 도입했다. 또 직급 체계도 사원부터 부장까지 나눠진 7단계에서 G1~G4 4단계로 간소화했다.
'스페셜 인센티브'를 신설해 역할과 성과에 따른 보상제도를 확고히 했다. 우수 인재를 조기 발굴 육성하고, 임원 및 팀장 등 리더 그룹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통합 '인재관리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했다.
광동제약은 "인사제도 고도화를 위해 각 직급과 사업부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며 "상호존중의 문화가 확산되고, 보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창업주 3세 유원상 대표가 가업을 물려받은 유유제약은 최근 과장, 차장, 부장 등 중간관리자 직위를 매니저로 통합했다. 승진 시험은 대리에서 매니저 직위로 승진할 때 1회만 실시하도록 했다. 승진 적체, 부담을 줄여 업무에 집중하도록 한 것이다.
팀장, 본부장 등 보직자는 기존처럼 직책을 호칭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직원 평가방식은 직위·직책별 평가항목, 반영비율을 세분화했다. 분기별 1회 서면 피드백과 상향식 다면평가를 진행해 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평가를 진행한다.
유 대표는 "이번 개편안은 연공서열 중심의 직위 체계를 탈피해 고성과자 보상 확대,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상호존중 문화 확산, 의사결정 속도 향상 등을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다국적 제약사에서부터 시작된 '님' 문화를 가장 먼저 도입한건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2015년 부장, 차장, 과장 등 모든 직급을 없애고 호칭을 '님'으로 개편했다.
대웅제약은 성별과 나이를 떠나 오로지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한 인재 중용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2018년 당시 43세였던 전승호 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한 데 이어 올해는 이창재 본부장(43)을 마케팅·영업 총괄 부사장으로 임명하면서 능력과 성과 중심 조직임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수장이 경영권을 지닌 일부 제약사들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지향하며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