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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0' 지속…유럽 탄소세 영향 속 반등 난항

2020-01-29 15:02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제마진이 반등할 기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정유사들이 수익성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 셋째주부터 배럴당 -0.9~0.4달러 사이를 오갔으며, 1월 셋째주에도 0.3달러에 그쳤다.

월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10월 4.1달러 이후 11월(0.7달러), 12월(-0.1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번달에도 0달러대 기록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값 △수송비 △운영비 등을 제외한 중간 이윤으로, 정유부문 수익성과 직결된다. 통상 국내 정유사들은 손익분기점(BEP)을 4~5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중국에서 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현지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4.2달러로, 전주 대비 7.4% 하락했다. 두바이유(62.2달러)도 같은 기간 2.9% 낮아졌다. 

정제마진 추이/자료=SK이노베이션



또한 중국에서는 연휴 기간 항공·철도 운송이 급감했으며,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행 노선을 축소한 데 이어 미국·대만·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캐나다를 비롯한 각구에서 중국 여행을 자제시키면서 항공유 수요 축소도 예상된다.

올해부터 강화되는 유럽 승용차 탄소배출량 규제도 언급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PA컨설팅은 자동차 판매량 상위 13개사가 2021년 145억유로(약 19조원) 상당의 벌금을 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유럽집행위원회(EC)가 2016년 유럽 트럭 제조업체들이 14년간 신규 내연기관 도입 일정에 대해 담합했다는 이유로 폭스바겐(VW) 등에게 29억 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한 사례 등을 들어 EC의 집행력이 기업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자동차 OEM들은 △전기차 판매량 확대 △인수합병(M&A) △디젤 차량 판매 확대 등의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며, 이 중 M&A를 제외한 옵션은 석유 수요 또는 휘발유 사용량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영국·브라질·나이지리아·앙골라·멕시코만 등에 있는 해상 유전의 운영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노후 유전 생산 종료와 신규 유전 생산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운영·기술 개선도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덕분에 고부가 저유황유 판매가 양호한 것이 위안"이라며 "선사들이 탈황설비인 스크러버를 장착해도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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