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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쇼크' 포스코…최정우 회장, 미래 신사업 고삐 죈다

2020-01-31 17:11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포스코가 제품 판매량 증가와 부채비율 감축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마냥 편치 않은 모습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산업 침체 불똥에 외형과 이익이 동반 추락했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 개선이 여의치 않은 환경 속에서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수익 방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는 31일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431억, 영업이익은 55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선 및 강건재용 후판과 월드톱프리미엄(WTP)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철광석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과 판매가격 하락, 수요산업 침체 등으로 영업이익 1조 행진을 멈췄다. 10분기 만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64조3668억원, 영업이익은 30.2% 줄은 3조8689억원을 얻었다.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인 64조6836억원과 4조1079억원을 밑도는 성적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파이넥스 성형탄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최 회장이 내세운 기업시민 비전 'Business With POSCO'에 따라 지난 한해동안 기존 철강 사업에 더해 그룹 사업 확장, 신사업 개발에 주력했지만 대내외 악재를 뚫지는 못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철강부문 영업이익은 2조6865억원으로 전년대비 40.51%나 꺽였다. 신성장부문 영업이익도 826억원으로 20% 감소했다.

이날 열린 올해 첫 포스코 컨퍼런스콜에선 올해 경영 환경에 대한 낙관론이 나왔다.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가격 정상화', '2분기 턴어라운드', '글로벌 가격 상승' 등의 표현을 쓰며 시황 개선 기대를 드러냈다. 

포스코의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아직'이란 전망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진우 포스코 경영연구원은 "국내외 철강 수요산업의 부진과 중국 및 인도 설비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등으로 현재 시황 부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V자형 회복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저급재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판재류를 둘러싼 판로 확보 및 가격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사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구조적으로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포스코의 올해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NSC, JFE스틸, 보무그룹 등 글로벌 주요 철강사의 올해 신년사에서 나온 '초유의 위기 상황',' 철강산업은 장기 침체기', '구조조정 지속 필요' 등의 키워드를 봐도 현재 처한 철강산업의 심각성을 짐작하게 한다.

이에 따라 오는 2021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최 회장은 올해 안정적인 수익 확보와 미래 신사업에 고삐를 바짝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재무 측면에서 특히 빛을 보였다"며 "임기 후반인 만큼 올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녹록하지 않은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재무통' 면모를 이어가야 하는 부담도 클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합격점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 비율은 전년 대비 1.9% 포인트 감소한 65.4%로 2010년 이래 최저다. 순차입금은 7조9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5534억원이 감소했다. 자금시재는 1년 전 보다 1조7857억원 증가한 12조4634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미래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WTP 제품으로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판매를 늘리는 한편 지역 및 산업별 적정 가격정책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 신모빌리티 전환 등 수요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차 대상으로 통합 마케팅 체제를 구축하고 친환경·프리미엄 강건재 제품은 기존 시장과 차별화를 통해 판매 기반을 확충한다. 

생산현장에서는 생산성·품질·원가경쟁력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를 확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미래 신사업에 대해서는 이차전지소재인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충과 마케팅 역량을 제고해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R&D)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 목표는 63조8000억원이다. 조강생산과 제품판매 목표는 각각 3670만톤, 3500만톤이다. 철강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부문 육성을 위해 투자비는 6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투자는 계획 대비 50%인 3조원을 집행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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