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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행 하늘길 끊는 글로벌 항공사들…국내 항공사는?

2020-02-01 11:47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항공사들이 중국행 노선 운항 중단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항공사들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별도의 지침을 내려주지 않은 탓에 노선별 운휴 또는 감편 조치만을 시행해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중국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여행 가지 말것을 권고하는 최고단계의 수위다. 델타항공은 미국발 중국행 비행편을 오는 3일, 중국발 미국행 편은 5일을 끝으로 4월 30일까지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도 3월 27일까지 홍콩을 제외한 중국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 유나이티드항공은 6일부터 내달 28일까지 전체 중국 노선 운항을 중지한다.

일본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 또한 중국 노선 운항 완전 중단을 시사하기도 했고, △루프트한자 △브리티시항공 △에어프랑스 △에어캐나다 △이베리아항공 △이집트항공 △에티오피아항공 등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 역시 중국을 오가는 기편을 띄우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특히나 이탈리아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어스 첫 확진자가 발생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모두 취소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이 같이 초강경 대응을 하고 있는 동안 국내 항공사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미디어펜이 확인해본 결과 중국행 노선에 대해 선별적으로 감편 또는 운휴한 경우가 많았다.


대한항공의 경우 인천-베이징·칭다오·선양과 부산-칭다오·상하이 노선에 대해 2일부터 감편한다. 인천-황산·장자제·창사·쿤밍 노선과 부산-베이징·난징, 제주-베이징 노선의 경우 운휴에 들어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우한 노선 운항 여부는 현지 사정에 따를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7개 노선에 대한 감편에 돌입했다. 인천-베이징·상하이·칭다오·장춘·옌지·선전 및 부산-광저우 노선 운항편을 평시 50~75%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3개 노선에 대한 운휴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주항공은 동계 한정 5개 노선을 포함, 중국으로 가는 17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천-칭다오·웨이하이·자무쓰·옌지·하얼빈 노선은 계속 다니고 있다"며 "당장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무안-싼야 지난달 29일, 무안-장자제는 지난달 30일, 인천-난퉁 및 부산-장자제 1일, 인천-싼야 2일, 인천-옌타이 간 노선은 오는 11일부터 29일까지 비운항 예정"이라고 했다. 



중국 노선 운항 완전 중단을 밝힌 곳은 3개사 뿐이었다. 에어서울은 지난달 28일부터 인천-장자제·린이, 진에어는 제주발 시안·상하이 행 2개 노선에 대해 각각 2일·3일부터 운항 중단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사실상 중국 노선 운항이 취소된 상태"라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글로벌 항공사들은 대번에 중국행 하늘길을 끊는 마당에 국적 항공사들은 왜 이 같은 대열에 끼지 못하는 것일까.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노선이 많아 일시에 운항을 끊기엔 탑승률 등 현실적 어려움이 따라 내부적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에서 운항 금지 등의 지침을 내려주지 않아 항공사들은 전체적 상황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선 조정은 정부 인가사항이다. 질병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시 말해 정부의 의지가 없어 운항 중단을 못하고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제정치 전문가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미국 조차 위기상황을 선포한 마당에 문재인 정권은 국민 안전대책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에 인도적 차원이랍시고 500만달러와 마스크 300만장을 뿌리는 문 정권은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내놓지 않아 정작 자국민은 방치하고 있다"며 "중국행 항공편을 그대로 두는 것은 위기 관리 능력도, 의지도 없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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