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남매대결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조원태 그룹회장이 엄마 이명희고문과 여동생 조현민 전무의 지지를 받으면서 한진칼(한진그룹 지주회사) 경영권유지에 청신호가 커졌다. 이고문과 조전무는 조회장지지 성명을 통해 조회장이 선대회장(조양호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한진그룹이 발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고문 등 오너일가는 장남 조회장의 적통을 인정했다.
가족들의 조회장 지지는 사실상 조전부사장의 반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회장은 여기에 대한항공 사우회와 자가보험 우리사주조합등도 조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선친 고 조양호회장의 유업을 이어받아 글로벌항공사인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의 가업을 수성하고 발전시킬 교두보를 확보했다.
반면 남동생의 이사연임을 반대해온 조현아 전부사장측에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조전부사장은 적대세력인 강성부펀드(KCGI)와 반도건설과의 3자연합을 통해 조회장을 끌어내려했다.
주목되는 것은 조회장이 엄마와 여동생 등 가족들의 지지를 얻었다는 점이다. 조회장이 결정적인 승기를 마련했다. 조전부사장의 ‘반란’으로 한 때 위기를 겪었던 그는 이고문과 조전무, 우리사주등이 든든한 우호세력이 되면서 연임가도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조회장이 확보한 지분은 33.45%에 이른다. 여기에 우리사주와 사우회등의 지분 3.81%을 더하면 37.26%로 늘어난다. 조전부사장연합군은 31.98%에 이른다. 이제 소액주주등의 지지를 둘러싼 치열한 세대결이 불가피해졌다. 한진칼 4.11%를 확보한 국민연금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변수다.
조원태 한진그룹회장이 모친 이명희고문과 여동생 조현민전무의 지지를 받았다. 누나 조현아전부사장이 투기세력과 손잡고 경영권을 흔들려는 것에 대해 승리할 수 있는 결정적인 승기를 마련했다. 우리사주등도 조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한 조회장 경영권 수성은 한층 밝아졌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주총에서 외부투기세력을 지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조원태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017년 선친 조양호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함께 보잉사 차세대 비행기 도입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조회장이 주주제안을 통해 긍정 평가를 받으면 조전부사장 반란세력을 진압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은 외부세력의 경영권 흔들기가 자칫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를 불안하게 하고, 매출 및 수익, 주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곳이다. 한푼이라도 수익을 더 내서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지배구조를 흔들 경우 한진칼과 대한항공 보유주식의 수익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이 대주주의 경영권에 개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고 조양호회장의 대한항공 이사연임을 거부했다. 조회장은 급기야 심각한 스트레를 받아 지난해 4월 미국출장중 타계했다. 고 조회장의 장자가 승계한 한진그룹을 다시금 외부적대세력에 가담해 경영권을 흔든다면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다. 미국 최대항공사인 델타항공(10% 지분보유)이 조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국민연금이 굳이 조회장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지금은 투기세력의 공격으로 흔들리는 한진그룹 경영권을 안정시켜줘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내 산업자본의 발전 및 유지를 위한 책무를 갖고 있다.
사내직원들의 평가에서도 조회장이 조전부사장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내 블라인드에선 조회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조회장이 직원들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등 소통할 줄 안다고 평가했다. 한 직원은 함께 일하고 싶은 회장이라고 했다.
반면 조전부사장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조전부사장이 땅콩회항사건등으로 임직원들에 대한 갑질등으로 상처를 준 것이 그의 경영복귀에 악재가 되고 있다. 조전부사장이 지금이라도 투기세력과의 관계를 끊고, 가족간 화합경영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처럼 적대적인 입장에서 가족에 맞서는 것은 향후 씻을 수 없는 갈등과 상처를 줄 것이다. 조전부사장으로 하여금 조회장에 맞서 싸우라고 부추기는 세력의 실체와 속셈을 헤아려야 한다.
조회장은 이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경영혁신과 경쟁력 강화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강성부펀드등 단기수익중시의 먹튀자본속성에 맞서 중장기 경쟁력강화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항공시장에서 대한항공의 매출확대 및 수익확대 방안도 필수적이다.
중장기 투자청사진과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주주친화제안도 주목된다. 우호지분과 국민연금 등 펀드와 소액주주의 지지를 받으려면 배당성향강화가 중요하다. 다만 과도한 고배당을 추구할 경우 대한항공의 중장기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자산매각 등 당장의 곶감빼먹기보다는 미래핵심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중장기 경쟁력강화가 이뤄진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