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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서울 종로 땅·왕산마리나 매각…조원태 체제 강화?

2020-02-06 16:02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조원태 한진그룹·대한항공 회장./사진=대한항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차원에서 유휴자산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사업 왕산마리나를 매각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다고 밝히며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했다.

6일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개최해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안건을 의결했다.

회사는 우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경복궁과 가까운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소재 대한항공 소유 토지(3만6642㎡)·건물(605㎡)과 인천광역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각각 추진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수익 유휴자산과 비주력 사업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송현동 부지의 가치는 대략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왕산레저개발은 2016년 준공된 해양레저시설 용유왕산마리나의 운영사다. 이 회사는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왕산마리나를 조성할 때 왕산레저개발이 총 사업비 1500억원 중 1333억원을 댔다.

대한항공측은 연내 매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고, 주간사 선정 및 매각공고 등 관련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송현동 부지 매각의 경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동맹을 맺은 사모펀드 KCGI가 요구해왔던 사항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 측이 3월 말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측 주장의 힘빼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2008년 삼성생명 등에 2900억원을 주고 매입한 곳으로, 당초 이곳에는 7성급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관할 서울특별시교육청이 반대 의사를 나타내자 무산됐다. 왕산레저개발 또한 조 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러나기 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하던 계열사다.

호텔과 레저사업은 조 전 부사장이 공들이던 분야인 만큼 일각에서는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 회장이 본격 조 전 부사장의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따른다. 이에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관계자는 "전적으로 회사 재무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및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한 안건도 의결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사내이사인 우기홍 사장이 위원직에서 내려오고 사외이사인 김동재 이사가 신규 위원으로 선임됐다.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부분도 언급됐다. 회사는 의결권 자문기관이 설치를 권고하고 있는 거버넌스위원회의 설치 안건도 통과시켰다. 위원회는 주주가치와 주주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을 사전 검토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위원회 또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김동재 이사를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월 이사회에서 △지배구조헌장 제정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 사외이사 선임 △보상위원회 설치 등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한 조치들을 해온 바 있다. 대한항공은 향후 기업 재무 및 지배구조 개선, 사업구조 선진화 등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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