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재계가 ‘사면초가’다.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 비상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의 경영 자율성 침해 우려가 나오면서 기업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 모습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는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초비상이다. 일부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공장이 멈췄고, 중국 현지 생산시설의 정상화 시기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 전자 등 제조업은 물론 유통과 관광 등 서비스업도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확진자가 다녀가며 임시 휴업에 들어간 서울의 한 백화점으로 방역 업체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예상이 어렵다는 것이다.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악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 되면 우리 기업들에게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 하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제조업의 글로벌 위상 변화’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활동 위축 정도가 2003년 사스 당시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서 홍준표 연구위원은 “중국 내 제조업 가동이 차질을 빚을 경우 글로벌 제조업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3%에서 지난해 16.3%로 커졌고, 세계 상품교역 대비 중국의 상품교역 비중도 2003년 5%대에서 2018년 10% 이상으로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국내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KDI는 'KDI 경제동향'(2월호)에서 이번 감염증이 “향후 경기에 어느 정도의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KDI가 경제전문가 2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경과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지난해(2.0%)보다 소폭 상승한 2.1%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달 하순 진행된 조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에 대한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KDI는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에 따라 지난해 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함께 다음 달 예정된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압박도 기업들의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상법과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고, 지난해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이 도입됐다. 국민연금은 당장 3월 주총부터 경영 참여 선언을 하지 않고도 주주제안이나 이사해임 청구 등이 가능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정부 지배 아래 있는 상황에서 관치와 연금사회주의 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해외 헤지펀드는 물론, 국민연금의 경영권 간섭까지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앞으로 경영 부담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 경쟁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최성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본부장은 최근 ‘국민연금 독립성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세미나에서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국내 주식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기금운영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 이유로 기업 경영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상법 시행령 개정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외이사 임기제한, 여성 이사 할당 등을 의무화 한것도 독소 조항으로 꼽히면서 기업들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