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노태문-이재승, 삼성 사업부장 데뷔 '악재돌파' 과제로

2020-02-12 12:53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왼쪽)과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지난달 나란히 승진한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과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열어갈 삼성전자의 미래 스마트폰, 가전제품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노 사장은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을 통해 애플, 화웨이 등과 격차를 벌려 사업부 수익성을 이끌어야 한다. 이 부사장은 비스포크, 그랑데 AI에 이은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 출시로 '프로젝트 프리즘' 비전을 계승해야 하는 책임을 안고 있다. 

삼성전자의 새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된 노 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20' 무대에 올라 데뷔전을 치렀다. 

'갤럭시맨'인 그는 이 자리에서 갤럭시 히스토리와 '경험'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갤럭시 비전을 강조하며 갤럭시 S20 시리즈, 갤럭시Z 플립을 소개했다. 노 사장은 "5G 경험과 기존 카메라들에게 '굿바이'를 외칠 만한 역대급 성능, 지능형 연결 경험으로 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며 "갤럭시S20은 의미있는 모바일 경험의 시작일 뿐이 새 시대 성장을 이끌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애플, 화웨이 등에 맞서 5G 폰·폴더블폰 시장 선점을 주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노 사장에게 이번 신제품은 무게감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2억9650만대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기록하며 점유율 20%로 화웨이(2억3850만대·26%), 애플(1억9620만대·13%)을 제치고 1위를 지켰다. 

하지만 2년 연속 3억대 돌파에 실패한 점과 화웨이가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이라 긴장감이 감돈다. 5G 상용화에도 중국 기업의 성장으로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놓쳤다. 지난해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670만대로 화웨이(690만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수익으로 연결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은 9조2700억원으로 8년 만에 '10조 클럽'에서 떨어졌다. 

올해도 녹록지 않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에서 발발한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출하량·판매량과 공급·유통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날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 공개에 이어 중국 ZTE, 샤오미, 일본 소니, 미국 애플 등이 줄줄이 5G 단말기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경쟁이 예상된다.

생활가전사업부를 이끄는 이 부사장은 올해 신제품 출시로 성장곡선을 그리겠다는 의지다. 이 사장이 데뷔를 한 세탁기·건조기 공개 행사에서 올해 '프로젝트 프리즘' 세번째 제품과 신발관리기와 같은 신가전 출시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늦게 신가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의류관리기, 건조기를 삼성전자보다 먼저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영업이익률은 줄곧 LG전자와 비교해 부진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CE부문 영업이익률은 5.8%로 LG전자의 생활가전(H&A사업본부·HE사업본부)부문(7.9%)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로젝트 프리즘' 첫번째 제품인 비스포크 냉장고와 대형 건조기 판매 증가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만큼 본격적인 승부수로 '프리미엄 제품'을 첫 단추로 택한 셈이다.  

새 가전의 유럽 흥행도 이 사장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주요 지역별 '삼성포럼'을 개최해 비스포크 등 신제품 소개 자리를 갖는다. 지난해 4분기 비스포크는 생활가전 국내 냉장고 매출의 65%를 차지했다. 이 사장은 전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시장에서도 소비자 호흥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는 것이다. 

소비자 중심 전략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소비자 생활의 변화를 제품에 반영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성 전환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새로운 기술의 적용보다 모든 가전제품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기술 활용을 통해 사용자의 생활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가 그의 숙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