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제강공장에서 '래들'에 담긴 쇳물이 전로에 담기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철강 최대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의 코로나19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 내 물류운송 검역이 강화될 경우 수입에 이어 수출까지 빨간불이 켜져 생산차질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중국 철강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수요 둔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과잉 재고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국내 유통가격이 요동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1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부 중국 철강사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고객사에 제때 제품 공급을 하지 못하며 피해 보상을 요구받고 있다. 러시아, 터키, 중동, 북아프리카 등 고객사들은 구매 중단을 검토하기도 했다.
중국 국제무역진흥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해상·물류운송 경계 강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위원회는 "국경 횡단이 폐쇄되는 등 통관이 어려워졌고 항만 검역 강화로 철강 수출업체들은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최대 경제매체 시나차이징에 따르면 2월 2주차와 3주차 중국 철강사 고로 가동률은 각각 전월 동기 대비 2.76%, 1.38% 하락했다. 지난주 품목별 생산량도 모두 감소했다. 철근과 선재, 열연 코일, 판재 생산량은 각각 17만톤, 17만톤, 6만톤, 3만6000톤 줄었다.
중국 내 운송 차질로 국내 철강업계의 수입선에도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열연 등 중국 소재 수입이 지연되며 긴급 대책을 찾고 있는 곳이 발생하고 있다"며 "중국 물류 흐름이 좋지 않아 석탄이나 철광석 등 원자재 수입에서도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이 적게 들어오면 한국산 제품 사용이 확대되는 등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결국 생산차질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중국의 철강 생산량 감소 속도가 수요 감소 속도에 미치지 못하며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국내 제품 유통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중국은 전 세계 주요 제품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로 제품 가격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중국 강해증권은 "중국 철강사들의 철근 등 재고는 근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한계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철강제품 유통가격은 춘절 이후 4일간 13~36달러 감소폭을 보였다.
업계는 올해 중국 경기 침체에 더해 수요 둔화, 항만시스템 경계 강화 등이 지속되면 유통가격 하락 폭 증가는 물론 수출·수입에 비상등이 켜질 것으로 보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에 재고가 있더라도 지금과 같은 문제가 유지되면 수출, 수입 통관과 하적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물류 운송 차질과 소재 수급 지연, 밀어내기가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