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자동차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다만 정몽구 회장은 그룹 회장의 역할은 지속하면서 직위를 유지한다.
현대차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16일 임기가 만료되는 정몽구 회장을 등기임원(사내이사)으로 재선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석이 된 등기임원 자리에는 CFO인 김상현 전무(재경본부장)을 선임키로 했다. 이는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회사측은 "수익성 개선 추진 및 대규모 투자계획에 따른 이사회의 재무적 의사결정 기능 강화를 위해 김상현 CFO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차그룹 상장사 중 CFO가 미등기 임원인 곳은 현대차와 비앤지스틸이 유일하다. 정몽구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제외되면서 공석이 된 이사회 의장은 내달 19일로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된 뒤 당일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미 지난 2018년 9월부터 그룹전반을 이끌어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경영일선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몽구 회장이 그룹의 양적성장을 해온 만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미래전략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해 사업 목적을 확대했다. 현대차는 현재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중이다.
구체적으로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AI(인공지능) △PAV(개인용 비행체) △신에너지 분야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을 포함했다. 안건은 다음달 19일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이밖에 현대차는 이번 이사회에서 재경본부장인 김상현 전무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재 현대차그룹 상장사 가운데 재무총책임자가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있는 곳은 현대차를 제외하면 현대비앤지스틸이 유일하다. 대부분 계열사가 재무본부장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한 상태다. 재계에서도 대부분 기업의 재무총책임자가 등기임원을 겸하는 중이다.
한편 이번에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정몽구 회장은 지난 1999년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 겸 그룹 회장을 맡은 뒤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키워왔다.
품질경영과 현장경영 철학을 뚝심 있게 밀어붙여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세계 주요 지역에 현지공장을 건설하며 도전해 빠른 성장을 주도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헌액된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