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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3월 주총 시즌…눈길 끄는 주요 변화는

2020-02-25 14:29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제 50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하며 올해 전자업계에는 어떤 이슈들이 등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주총에서는 창사 이래 첫 사외이사 의장이 탄생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사외이사를 대폭 변경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주총 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인원이 몰리는 행사 특성을 고려하면 저조한 주총 참여율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첫 사외이사 의장 탄생…LG전자 단독대표 오르는 권봉석  

25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18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삼성전자는 1969년 출범한 이래 최초로 사외이사는 물론 외부인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한 것이 가장 큰 이슈다.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박재완 사외이사(전 기획재정부 장관) 신임 이사회 의장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부문 부회장, 권오현 전 종합기술원 회장·윤부근 전 대외협력담당 부회장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박 신임 의장의 경륜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행정가로서 경험이 풍부한 데다 이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과 이상훈 의장이 맡았던 사내이사 자리에는 1960년대생 경영진을 내정했다. 신임 사내이사 후보에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을 각각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LG전자는 권봉석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출할 계획이다. 2016년부터 4년간 사내이사 자리를 지켰던 조성진 부회장과 정도현 사장이 용퇴하며 사내이사 두 자리 모두 공석이 됐다. 남은 한자리는 미정이다. 권순황 BS사업본부장, 박일평 사장, 송대현 H&A사업본부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같은 날 이사회에서는 권봉석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LG전자가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6년 만이다. 

◆사외이사 대폭 물갈이

올해 주총에서는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가 최대 6년(계열사 합산 9년)으로 제한되며 그간 장기 연임하던 사외이사들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삼성SDI 사외이사는 모두 교체된다. 기존 사외이사 네 명 모두 재직연한이 6년 이상이 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 자리에 권오경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김덕현 법무법인진성 변호사,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최원욱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를 신규 추천했다. 

삼성전기는 사외이사 임기만료가 된 권태균, 최현자 사외이사 뒤를 이어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여윤경 이화여대 경영학 교수를 신임 후보 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SK하이닉스는 사외이사에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LG이노텍은 6년 임기제한에 걸린 성태연 사외이사 후임으로 주영창 서울대학교 교수를 추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장소·의결정족수 주목

코로나19의 영향이 주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모인다. 바이러스 전염 우려로 주주들의 참여가 줄며 의결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할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현 상법상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은 오는 3월 31일까지 마무리지어야 하는 만큼 전자업계는 주총 장소를 변경하거나 전자 투표 독려 등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주총 장소를 기존 서울 서초사옥에서 경기 광교신도시에 있는 수원컨벤션센터로 변경했다. 수원컨벤션센터는 최대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로 주주들의 참석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열 감지 카메라 설치와 거리를 두고 좌석을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LG전자는 예년처럼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바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LG디스플레이도 매년 본사 등 사업장 내에서 주총을 열었지만 올해는 장소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장소가 정해질 경우 열 감지 카메라와 손세정제 등을 구비할 예정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사람들 모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 장소 선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계속 논의 중"이라며 "아직 외부 감사 활동 제한으로 사업보고서 제출 등에 차질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가 더 확산되면 정부가 행사 자제나 연기를 권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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