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국회가 2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의 대정부질문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능력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는 이날 오후 사흘간의 대정부질문에 돌입했다. 당초 지난달 24일부터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국회가 폐쇄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여당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이 "정쟁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고 초당적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의 주원인이 신천지에 있다고 보며 철저한 수사를 특히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을 놓고 정부의 부실한 대처를 질타했다. 특히 중국발 입국 금지, 전 세계 80개국 이상의 한국발 입국 제한 등을 두고 정부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국회 대정부질문이 2일부터 사흘간 진행된다./사진=연합뉴스
첫 질의에 나선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확산 사태 관련 초기 정부 대응에 대해 해외 전문가를 비롯한 많은 분이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초기 방역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7일 신천지 확진자 확산 사태 이후 전국에 감염원을 명확히 알 수 없는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 국민 불안이 커지고 정부 비판이 높아졌다"며 현재 코로나19 비상 사태의 원인을 '신천지'에 두는 뉘앙스로 비판했다.
이어 "검사 거부, 은폐하려는 신천지 신도들을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검찰이 미온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한다"며 검찰을 겨냥했다.
다만 강 의원은 "(코로나19가) 정쟁 소재로 전락해 국민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 안 된다"며 "(사태 해결) 이후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물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신천지의 비협조와 불응으로 인한 국가·사회적 피해가 헤아릴 수 없다. 신천지에 대한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정부에 요구한다"며 "신천지가 역학조사와 방역에 협조하지 않고 신도 명단과 예배 장소를 감추는 행위를 계속해서 감염병 퇴치 노력을 방해한다면 신천지 핵심 인사들을 긴급 체포해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고도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의 방역·검역 대처 능력과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는 조치를 두고 공세를 퍼부었다.
야당 첫 질의 주자로 나선 주호영 통합당 의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의 발언을 지적하며 "많은 전문가가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당국자의 안이한 현실 인식과 국민 의견을 무시한 정치적 판단 때문에 사태가 커졌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주 의원은 "계속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은 채 직무를 태만히 한다면 직무유기 아닌가"라며 "국정조사나 검찰수사를 통해 누가 이런 고집을 부리고 결정을 주도해 국민들에게 이런 큰 피해를 줬는지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당대표 시절 메르스 사태에 대한 박근혜 정부 대응을 비판했던 발언을 지적했다. 권 의원은 "(당시엔) 확진자가 18명일 때 초기 대응 실패를 주장하고 25명일 때 주무장관에게 사퇴하라고 했다"며 "야당 대표일 때의 잣대와 대통령이 됐을 때의 잣대가 이렇게 달라서야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도 80여개국 이상의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거론하며 "그동안 정부가 중국 눈치를 너무 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며 "어떤 경우든 '사람이 먼저'인 문재인 정부에서 '중국이 먼저'라는 빌미를 주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이규희 민주당 의원은 "야당에서는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하는데, 중국과의 장기적인 통상·외교관계를 고려해서라도 책임 있고 신중한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주 의원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 "코로나19가 중국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급속히 확산한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고 질문하자 진 장관은 "전문가도 정확히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면서도 "방역에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한다"며 답변하기도 했다.
한편, 강창일 의원은 이날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개헌 문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김무성 통합당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국민발안추진위원회를 언급하며 "위원회는 전면개헌에 앞서 '국민개헌발안권'을 담은 원포인트 개헌을 남은 (국회) 임기 내 추진하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면개헌의 골든타임이 21대 국회 임기 시작 후 1년 이내로 알려진 만큼 이를 위한 징검다리를 놓기 위해 동료의원들의 동참을 부탁한다"고 특히 당부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