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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황, 판을 바꿔야 넘는다①]벼랑끝 경제…패러다임 전환이 살길

2020-03-04 11:22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경제·사회·정치·문화 등 모든 분야의 질서가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혼돈의 연속이다. 특히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위축되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자영업자들은 생존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대한민국은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재난이 언제 우리 경제를 엄습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 관련 규제 완화 및 개혁, 노동개혁 등 파격적인 경제정책을 통해 실물경제를 살리고 기업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미디어펜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 위기 상황을 긴급진단하고 나아갈 길을 짚어 본다. <편집자주>

코로나19 여파로 임시휴업을 한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상가연합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기업들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크다. 이미 여행·항공 산업은 고사 위기에 몰려있고, 수출을 지탱하는 전자·자동차 등의 핵심 산업도 잇달아 생산라인을 멈추고 있다. 올해 V형 반등을 기대했던 기업들은 넋이 나간 상태다. 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으로 사태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우리 경제가 L형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과 생산, 소비에 모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면서다. 사태가 전 세계 적으로 확산하면서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앞으로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업이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의 공포

기업과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피해확산 방지와 종식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다수의 기업들의 피해를 보고 있다. 중국산 부품 공급이 멈추면서 자동차 생산 라인이 멈췄고, 확진자가 근무하거나 다녀간 생산시설은 줄줄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한국민의 입국을 막는 국가 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도 비상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부품 하나로 완제품 생산이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의 생태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부품 수급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것이다. 이제 국내 부품이 중요하다”며 “확진자 생기면 라인이 중단될 수 있다. 신뢰성 있는 정책과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어느 때보다 차갑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를 살펴보면 이달 전망치는 84.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92.0)에 비해 7.6포인트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2월 실적치는 78.9로 2009년 2월(62.4) 이후 13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문 결과 10개 기업 중 8개 기업(80.1%)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3월 실적치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지만 경제계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태가 진정돼야 수습 계획 등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 실장은 “(코로나19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당장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사태에 대처해 확산세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 활동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있더라고 빨리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은 뒤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살아야 다시 ‘희망’이 보인다

코로나19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사태가 언제든 다시 우리 경제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 정책의 새판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경제·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서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물론, 사후 우리 경제의 기본 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경제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반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을 고수해서는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예상치 못한 재난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과거 어려움을 호소했던 기업과 시장의 의견이 앞서 정책에 반영됐으면 충격파는 지금보다 덜 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장에서는 당장이라도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려운 기업의 법인세 인하’ ‘휴무일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허용’ ‘완성차 온라인 판매’ 등의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래에 다가올 수 있는 또 다른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 경제 계획을 세우면서 친기업 환경 조성과 재도약 기반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 등 한시적 규제 유예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기업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기업의 의견을 받아  규제를 풀고 정책을 설계해 우리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경기가 계속 가라앉는 경우를 대비해 2·3차 대책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정주 한경연 기업혁신팀장은 “앞으로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기업이 정부를 믿고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며 “경제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규제 풀고, 법인세를 낮추는 등의 친기업 정책을 통해 펀더멘탈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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