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속도와 흥행.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공천 과정을 나타내는 단어다.
4‧15 총선이 42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과 통합당은 253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을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자연스러운 물갈이를 유도하면서 별다른 잡음 없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한강벨트’, ‘낙동강벨트’, ‘청년벨트’ 등을 내세우며 ‘흥행 몰이’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시스템 공천’으로 순조로운 공천 진행 “지나치게 조용해서 오히려 어색”
민주당은 경선 초반 중진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다소 발생했지만 대체적으로 현역의원에 도전하는 신인이 적어 단수공천지역이 많았다. 또한 친문 인사들이 대거 본선에 진출하면서 당초 기대와는 달리 다소 밋밋한 분위기 속에서 속도를 올리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원혜영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 2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1대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4일 기준 전국 253개 지역구 중 단수공천 84곳, 전략공천 18곳, 경선을 통한 공천 66곳 등 총 168곳에 대한 공천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확정지으며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빅매치를 이뤄냈다. 대구에서는 김부겸, 경남에서는 김두관 의원을 공천하면서 영남지역 표심공략을 위한 ‘사령관’도 임명했다.
청와대 출신 인사 중에서는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서울 성북갑)을 비롯해,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서울 구로을),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중원), 박수현 전 대변인(충남 공주·부여·청양),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충남 아산갑), 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등이 공천을 확정했다.
금태섭‧김남국 간 갈등을 제외하고는 민주당의 공천이 별다른 잡음 없이 진행되는 배경에는 이해찬 대표가 강조한 ‘시스템 공천’이 존재한다. 이해찬 대표는 최근 "인위적 물갈이 같은 억지 혁신이 아닌 당원과 국민의 뜻에 따른 교체가 다행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며 "1년 전에 총선 공천 룰을 확정해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 룰을 만들었기 때문에 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당내에서도 시스템 공천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지도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지만 미래통합당과 비교했을 때 ‘흥행요소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는 일종의 축제이고, 그 시작은 공천”이라면서 “지나치게 조용하다보니 오히려 어색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통합당, 과감한 컷오프로 흥행은 잡았지만 더딘 속도 “상대방은 저 멀리 달아나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현역들의 대거 불출마, 막말 인사들의 컷오프로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한강벨트’, 부산‧경남에서는 ‘낙동강벨트’, 청년정치신인을 위한 ‘청년벨트’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공천에 모든 이목을 집중시켰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총 9명의 4.15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에게 전달하는 임명장 수여식이 지난 1월 23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제공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3일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사람을 바꾸고 사람의 목을 치고 하는 작업들인데 상당히 잘하고 계시다고 생각을 한다”며 “속도가 국민들이 원하는 만큼, 아니면 규모가 원하는 만큼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마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정도 하시는 것 역시 김형오 의장답다”고 평가했다.
실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40일이 넘도록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공천을 확정한 곳은 67곳에 불과하다. 심지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의 공천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 ‘퓨처 메이커’들이 경쟁하는 ‘청년 벨트’는 아직 경선 방식조차 정하지 못했으며, 추가 지정 가능성조차 제기되고 있다.
통합당의 공천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수도권에 있다. 당초 통합당은 3선 이상급 중진들로 ‘한강 벨트’를 구성했지만,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대구‧경북 인사들이 거부 의사를 드러내면서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코로나 19가 TK를 중심으로 집중 확산되면서 공천이 계속 늘어지고 있다. 총선이 42일, 총선 후보등록은 24일 남은 상황에서 예비후보자들은 답답한 상황이다. 상대 선수들은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하고 지역을 누비며 표밭을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홍 전 대표는 지난 3일 SNS를 통해 다만 "상대방은 벌써 확정돼 저 멀리 달아나고 있다"며 “우리도 속도를 더 내어 힘드시겠지만 조속히 공천 일정을 마무리 해 주실 것을 간청 드립니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