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부동산 투자가 죄도 아닌데…" 은밀해지는 부동산 정보방

2020-03-04 12:13 |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부동산거래질서교란행위 안내 포스터 /자료=국토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인터넷상의 집값담합 등 불법행위 단속에 나서면서 카카오톡 채팅방 등 부동산 정부 공유방이 점점 은밀해지고 있다. 각종 은어가 생겨나고 음지화되면서 정보 비대칭성 문제까지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국세청·금융감독원 등 유관부처 특별사법경찰 등으로 구성된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반’이 지난달 24일부터 본격 활동을 개시했다. 

이들은 업다운 게약이나 청약통장 불법거래 등 기존 단속 대상뿐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의 비등록 중개행위, 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에 나섰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지난달 한 방송에 출연해 대응반 출범 소식을 알리면서 “최근 시중에서 부동산 절세기법을 알려주는 경우가 있는데 상당수가 불법 또는 탈법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이들의 행위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의심 사례에 대해선 국세청에 통보해서 정밀 조사를 받게 할 예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응반이 활동에 나서자 표적이 된 온라인 오픈채팅방, 커뮤니티 들이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운영방식 또한 개방형식에서 폐쇄·제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누구나 참여해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던 광장이 폐쇄적인 공간으로 바뀌어 가는 형국이다. 단속을 피하기 위한 은어들도 여럿 등장했다. 

매물은 ‘재료’, 전매제한은 ‘유통기한’, 재개발은 ‘뿌셔뿌셔’ 등으로 바꾸는 식이다. 채팅방 제목 역시도 ‘맛동산탐험’, ‘생활정보방’ 등 부동산 정보와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이름들로 바뀌었다. 

아파트 브랜드도 은밀하게 불리고 있다. 래미안은 ‘에버랜드’, 자이는 ‘지에스칼텍스’, 이편한세상은 ‘이편한치과’, 아이파크는 ‘앙팡’, SK뷰는 ‘와이번스’, 쌍용플래티넘은 ‘쌍화차’라고 표현한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 검열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온라인 규제가 강화되면 오히려 부동산 정보 공유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지역별 소모임으로 변화될 수 있다”라며 “소규모 직접 만남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게 오히려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라고 걱정했다.

권 교수는 이어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투자와 투기의 차이점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악수”라며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 투자는 불법행위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