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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거대 야당 중심으로 태극기 하나 돼 달라"

2020-03-04 16:15 | 손혜정 기자 | mllesonja25@naver.com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는 메시지를 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의미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하여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 잘못되는 것 아닌가 염려도 있었다. 또한 현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 터진다는 목소리도 많았다"며 "하지만 저의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필로 작성한 메시지를 유영하 변호사가 공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맘이 편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며 "나라가 전례없는 위기에 빠져있고 국민들 삶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 같은 거대야당 모습에 실망도 하였지만 보수의 외연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나라가 매우 어렵다.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 여러분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세울 수 있다"며 "저도 하나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도 "중국에서 유입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천명이 되고 30명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니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위로를 전했다.

이어 "저는 지난 2006년 테러 당한 이후 저의 삶은 덤으로 사는 것이고 그 삶은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며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 핵위협과 우방국과의 관계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완전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 걱정이 많았다"고도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사필로 쓰신 거고 교도소 절차 밟아서 받았다"며 "많은 고심하신 걸로 안다. 최종 의견발표가 있다고 한 건 오늘 결정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말씀 있었기 때문에 저도 저의 진로에 대해서 대통령 마음에 따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는 통합당에 입당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통합당에 복당하든 미래한국당에 입당하든 대통령과 상의드리고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쭉 생각하신 것 같다. 특별히 어떤 시점을 선택한 건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며 "결정하셨기 때문에 오늘 발표하라고 말씀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의 컨디션에 대해서는 "왼쪽 어깨 수술했는데 재활 과정이 아직도 원활하지 않고 오른쪽 어깨 부분도 상당히 고통스럽다. 그래서 건강상태 좋다고 말씀드릴 순 없다"고 답변했다.

자유공화당 합당을 박 전 대통령이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알고 계신다"며 합당이 메시지 내용에 반영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드릴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대통령께서 어떤 특정한 분들의 합당을 염두에 두고, 또는 특정 분들의 창당 염두에 두고 그래서 메시지를 작성한 건 아닌 거라고 알고 있다. 이 메시지가 상당히 오랜 기간 통해서 대통령이 다듬고 다듬어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신당이나 자유공화당에서 탄핵에 대해 반발하는 것에 박 전 대통령이 선을 긋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대통령 오늘 말씀 계셔서 그 말씀에 그냥 보시면 이해가 가능하다. 제 해석을 달진 않겠다"고 일축했다.

이하 박근혜 전 대통령 메시지 전문

국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
 
먼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천명이나 되고 30여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부디 잘 견뎌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2006년 테러를 당한 이후 저의 삶은 덤으로 사는 것이고, 그 삶은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의 핵 위협과 우방국들과의 관계 악화는 나라 미래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를 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 염려도 있었습니다. 또한 현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말 한 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들의 삶이 고통 받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나라가 매우 어렵습니다.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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