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7거래일 동안 무려 4조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코스피 지수를 3% 넘게 떨어트린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4일 드디어 순매수 전환하며 국내증시 회복의 기대감을 조성했다. 외인들은 삼성전자 주식만 1600억원어치 넘게 담으면서 향후 IT주 중심의 지수회복 가능성을 암시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무려 8일 만에 순매수 전환했다. 매수 규모는 1529억원 수준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연속 7거래일 동안 4조5568억원을 팔아치운 것에 비하면 규모는 작은 편이었다. 외인들의 자금 유출로 이 기간 지수는 종가 기준 64.88포인트(3.12%) 급락했다.
그러나 투자의 방향이 바뀐 여파는 작지 않았다.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18포인트(2.24%) 오른 2059.33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서 5일인 오늘도 0.5%대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가 향후 시중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하면서 수급 균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외인들이 과연 어떤 종목을 담았는가로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였다. 외인들은 하루에 삼성전자 주식만 1646억 28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식 숫자로 환산하면 308억 9200주다.
그 다음 종목으로는 KT&G를 451억 7900만원(55억3100만주)어치 매수했다. SK텔레콤도 253억 300만원(11억7800만주)를 담았다. 그 뒤로는 엔씨소프트(237억1500만원), 카카오(137억1500만원), 셀트리온(121억2000만원), KB금융(96억8900만원), 포스코(86억5900만원), 넷마블(84억6400만원), 한진칼(83억9100만원)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같은 IT주로 분류되지만 SK하이닉스는 이날 외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었다. 이날 하루에만 608억 2500만원(64억7200만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그 뒤로는 현대차(301억5400만원), LG화학(184억6300만원), SK(156억6500만원), 삼성전자우(125억1400만원), 삼성전기(111억7900만원), SK이노베이션(109억2600만원), LG이노텍(77억3200만원), 삼성에스디에스(67억8800만원), 더존비즈온(65억6500만원) 등의 순서를 나타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검색 트렌드를 분석해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로나’ 관련 검색량 증가와 함께 한국주식 매도세가 뚜렷해졌는데 현재 그 검색량이 주춤해졌다”면서 “이번 주말부터 유럽‧미국 등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시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지만 다소 희망적인 상황이 나타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경우 그 선두에 자리하는 것은 역시 IT주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서버 DRAM 주문은 예상을 크게 상회하며 강력한 수요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지금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와 판매 감소를 우려하기보다는 코로나19 완화 이후 나타날 IT 수요반등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