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코로나19' 확산세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늘어난 가운데 병원 영업이 불가피한 영업사원은 '반쪽짜리 재택근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심각단계로 격상된 이후 국내 제약사들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면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 실행하는 추세다.
대웅제약은 대구·경북 직원들만 대상으로 재택근무 하던 방침을 전체 영업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동아에스티, GC녹십자도 마찬가지다. 씨제이헬스케어는 영업사원들에게는 재택근무를, 일반직원들에게는 격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도록 했다.
한미약품은 대구·경북 지역 지점을 잠정 운영 중단하고, 영업사원들은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나머지 직원들에게는 유연근무제도를 활용해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 출·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영업사원이 지속적으로 병원에 거리를 둘 수 없어 반쪽짜리 재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적 위주인 업무 시스템 상 매출을 위해선 병원과 약국의 출입은 불가피하다는 눈치다.
실제로 A제약사에 근무 중인 영업사원은 "본사에서 재택근무 지시를 내렸지만, 일부 지점장과 팀장이 거래처 방문을 지시하고 있다"는 고충이 담긴 게시글을 국민청원에 게재하기도 했다.
영업사원은 청원글에서 "본사 차원에서 조금만 시스템을 개선해도 이를 막을 수 있으나 그저 방관하고 있다.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수퍼 확산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병·의원 출입을 최소화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하라는 말이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현재 내부 지침은 불가피한 의료기관 방문이 필요한 경우는 사전에 부서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택근무를 실시해도 100% 집에만 있을 수 없는 업무적 특성도 이해해달라"며 "병원이나 약국에서 긴급 요청이 오는 등 비대면 영업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 없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반대로 동산파악이 무의미해진 상태에서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병원출입을 당분간 금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급급하게 영업을 시도하는 것 보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게 더 중요하다"며 "영업사원들 중 확진자가 나올 경우 입는 리스크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