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이문환 차기 케이뱅크 행장…‘자본확충’ 난제 산적

2020-03-12 12:05 | 이동은 기자 | deun_lee@naver.com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이문환 신임 케이뱅크 은행장 후보/사진=케이뱅크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차기 행장으로 이문환 전 비씨카드 사장이 내정됐다. 케이뱅크가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내정자는 자본확충 문제와 금융ICT 융합을 통한 혁신 서비스 출시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12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이문환 전 비씨카드 사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후보로 확정했다.

임추위는 이 내정자의 선임 배경으로 금융ICT 융합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전략으로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경영철학을 높이 평가했다. 이 내정자는 과거 비씨카드에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강조하고 혁신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추위는 “이 내정자는 형식보다 본질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협업형 리더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 경영자”라며 “유상증자 추진 등 케이뱅크의 현안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돼 2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 내정자가 풀어야할 최우선 과제는 임추위에서 밝힌 것처럼 자본 확충을 통해 케이뱅크를 정상화 시키는 것이다. 케이뱅크의 유상증자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던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상황에서 이 내정자는 자금수혈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의 핵심은 인터넷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을 제외하는 것이다. 만약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됐다면 KT는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서고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KT를 위한 특혜’ 논란에 개정안은 국회 문턱에서 좌절됐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개정안 부결에 대해 사과하고 4·15 총선 이후 다음 회기에서 통과시킬 것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일부 의원들의 반대가 심해 케이뱅크는 그 말만 믿고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5051억원에 멈춰있는 상태로 지난해 4월부터는 예·적금담보대출을 제외한 신규 대출이 전면 중단됐다. 그동안 케이뱅크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주주들과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276억원 증자에 그쳤다.

이에 비씨카드 출신의 이 내정자가 선임될 경우 케이뱅크가 비씨카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도 한국투자증권의 대주주 적격성이 문제가 되자 손자회사인 한국밸류투자자산운용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겼다.

이 방법은 KT의 계열사를 통한 우회 증자라는 점에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은행의 기본 업무인 대출도 못하고 있는 케이뱅크는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케이뱅크가 현재 상황에서 증자를 하거나 법 통과를 기다렸다가 증자를 하는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위 차원에서도 도울 수 있으면 돕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됐을 때 케이뱅크를 비롯해 모두들 당황스러웠다”면서도 “새로운 행장이 오는 만큼 자본확충에 대한 여러 방안들을 두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