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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30]여의도 진출 노리는 전·현 청와대 입들의 전쟁

2020-03-16 19:27 | 손혜정 기자 | mllesonja25@naver.com
[미디어펜=손혜정 기자]4.15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1당들의 공천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21대 총선 대진표의 윤곽과 격전지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정계로 진출한 전·현 정부 '대변인' 출신들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정당 대표만큼이나 익숙하고 인지도가 높아 선거 흥행 유발과 투표율 제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청와대 대변인들 8명이 제21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고민정·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문(文) 프리미엄'을 얻어 순항하는 반면 박근혜·이명박 정부 출신의 대변인들은 다소 힘겨운 분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 문재인 정부의 '입' 고민정·박수현, 문재인 프리미엄으로 순항?

문재인 대통령의 '입'이었던 '정치 신인'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공천을 받은 곳은 유권자들이 20년 넘게 민주당계 후보를 선택한 서울 광진을. 보수 정당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자 미래통합당으로선 험지 중 험지로 꼽히는 지역구다.

고민정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각각 서울 광진을과 충청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연합뉴스

이번 총선에선 보수 진영의 이른바 '잠룡' 중 한 명인 통합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험지 출마를 감행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정치 초보 고민 전 대변인이 서울시장까지 지낸 야당의 거물 오세훈 후보를 상대로 전혀 뒤져치지 않는 결과를 내고 있다. 16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지난 10~11일 서울 광진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명 중 고민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44.5%로 나타났으며 오세훈 후보는 35.8%로 집계됐다. 

정치권에서는 고 전 대변인의 적극적인 '문재인 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백마강 벨트' 격전지로 떠오른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는 역시 '문재인의 입'이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한다. 굿모닝충청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6~7일 공주·부여·충청에서 설문한 결과, 박 전 대변인은 이 지역구 4선 정진석 통합당 의원과 오차범위 내의 혼전 양상을 보였다.

당시 조사에선 가상 대결이었지만 박 전 대변인은 44.7%, 정 의원은 39.8%를 얻어 오차범위 내 접전이 예고되기도 했다.

박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대변인과 문희상 국회의장 초대 비서실장을 지내며 충청권 진보진영의 차세대 리더로도 꼽힌다.

2012년 공주와 부여·청양으로 분구돼 진행된 19대 총선 당시에는 박 전 의원이 공주에서 당선됐으나 공주와 부여·청양이 한 선거구로 묶였던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정 의원에게 지역구를 넘겨주는 고배를 마셨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진실 증언 정연국·윤창중

박근혜 정부 처음과 마지막 대변인도 4.15 총선에서 각각 대구 동구을, 울산 중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윤창중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의 처음, 정 전 대변인은 마지막 대변인으로 꼽히고 있다./사진=각 후보 페이스북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배신의 정치를 끝장내겠다"며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유 의원이 내리 4선한 보수 정당의 텃밭 동구을에 자유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는 '성추문 의혹'에 휩싸여 임명 5개월여만에 사퇴했으나 2년 5개월 후 억울함을 호소하며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동구을은 보수 성향이 짙어 총선 자체보다 공천권 획득과 보수 진영의 절대 우위 선수가 누구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대구 현지 정가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해서 "윤 전 대변인이 시장과 대구 주민들에게 인기가 있다"며 "돌풍만 불면 승산이 있다"고도 전망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이 성추문 거짓 의혹을 딛고 열심히 해서 알아보고 지지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게 표로 연결될지는 물음표"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 제1호 인사로서 탄핵 진실을 밝히고 석방 운동을 위해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 인간적, 정치적 도리라고 믿는다"며 "탄핵에 앞장선 세력과 통합하는 것은 천인공노할 야합,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통합당에서는 '유승민계' 강대식 전 동구청장과 김영희 전 육군 중령,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오는 17~18일 경선을 치르게 된다.

박 정부 마지막 대변인인 정연국 전 대변인은 지난 15일 돌입한 경선 결과를 놓고 마지막까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 전 대변인은 지난해 말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호텔 밀회', '미용 시술', '비아그라' 등 박 정부 의혹에 대해 "기도 차지 않는 기사들이 쏟아졌다"며 "특정 의도로 가공된 거짓에 일부 언론이 이용되지 않았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 전 정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쏟아내며 본격 정치 데뷔 시동을 걸었던 정 전 대변인은 이번 선거에서 같은 당 박성민 상대 후보와 치열하게 경선 경쟁을 하고 있다.

울산 중구는 정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보수 핵심 텃밭으로 민주당계 정치인이 고배를 마셨던 지역구다. 다만 울산에서 20년 가까이 당을 지키며 6번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 관련 비리 의혹에도 공천을 받아 재출마하게 된다.

■ 이명박 vs 노무현 대리전 치를 박정하 전 대변인

이명박 청와대의 '입' 박정하 전 대변인도 강원 원주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노무현의 남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 '이명박 대 노무현' 대리인 빅매치를 치르게 될 예정이다.

박 전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권을 준비하던 안국포럼 시절부터 활동해 '성골 친이'로도 불리는 인사 중 하나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대변인을 거쳐 이후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 비서관 승진과 동시에 춘추관장을 지내 2011년 6월에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왼쪽)이 통합당 소속으로 강원 원주갑에 출마해 이광재 전 강원지사(오른쪽)과 '이명박 대 노무현' 대리전을 치른다./사진=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지난 2016년 총선에서는 연고지인 강원 원주에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후보로 출마를 시도했으나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소위 '진박' 공천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박 전 대변인은 2007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캠프에서 초선 의원으로 활약하던 유승민 의원과의 '대척' 관계를 청산하고 2017년 유승민 대선 캠프에 대변인으로 선임된 이력도 지니고 있다.

이후 그는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거치면서 원희룡 제주지사와의 인연도 각별해 당내에선 인망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이 전 지사가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변인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14일 강원 원구갑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광재 후보가 43.2%, 박정하 후보가 25.8%로 집계된 것으로 16일 발표됐다. 이 전 지사가 박 전 대변인에 비해 17.4%p 앞서는 만큼 박 전 후보의 분투가 예고된다.

그 밖에 박근혜 정부 시절 대변인을 지낸 초선의 민경욱 통합당 의원과 이명박 정부 대변인 출신 김희정·김은혜 전 대변인의 활약도 정치권의 초미 관심사로 떠올랐다.

(왼쪽부터) 민경욱 통합당 의원 김은혜 김희정 전 대변인./사진=각 후보 SNS


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인천 연수을에서 '컷오프' 고배를 마셨지만 당 안팎의 반발과 당 최고위원회의 공천 재의 요구가 관철돼 경선 기회를 다시 얻게 됐다. 이에 민 의원이 기사회생할 수 있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일정과 룰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김은혜 전 대변인은 범 중도·보수 통합당 출범 전의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대변인을 맡으며 일찍이 출마와 공천 유력이 점쳐지기도 했다. 김 전 대변인은 김병관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버티고 있는 성남 분당갑에 전략공천됐다. 해당 지역은 현역 김 의원이 당선되기 전 보수 정당의 당선자를 내리 배출한 보수의 원조 텃밭이기도 하다.

김희정 전 대변인은 부산 연제구에서 경선 중이며 경선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현역인 김해영 민주당 의원과 맞붙게 된다. 연제구 역시 민주당의 김 의원이 당선되기 전에는 보수 정당의 '따 놓은 당상'으로 간주된 곳 중 하나였다.

한편, 16일 발표된 중앙일보 의뢰의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 10~11일 서울 광진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79.6%)에 유선 임의전화걸기(RDD, 20.4%)를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유·무선 평균 응답률은 10.6%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다.

굿모닝충청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6~7일 공주·부여·청양에서 설문한 여론조사는 지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10명을 대상으로 무선가상번호(60%) 및 유선(40%) RDD 자동응답방식(ARS)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4.3%(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 7.1%다.

KBS,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14일 강원 원주갑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유무선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응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응답률은 18.5%였다.

각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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