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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공천', 우파 반영하지 못한 한국 현대사 참사"

2020-03-18 19:19 | 손혜정 기자 | mllesonja25@naver.com
[미디어펜=손혜정 기자]4.15 총선이 2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미래통합당과 그 '자회사' 격인 '미래한국당'발 '공병호의 난'으로 공천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명단 일부의 교체가 이뤄질 조짐이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지난 16일 명단 공개 후 정치권과 학계, 또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비례 후보 '자질 논란'과 공천 전반에 대한 비판 및 잡음으로 '들끓고' 있다.

미래한국당의 이번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 대한 논란과 비판은 크게 ▲통합당과의 현실적 관계성 고려 배제 ▲'자유시장' 사상의 거시경제 정책 수립 전문가 부재 ▲당 핵심 지지층인 보수 성향 유권자 열망 무반영 ▲'공병호' 위원장 개인의 성향과 스타일 등 네 가지로 집약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래한국당과 통합당은 법적으로는 별개의 정당이다. 그러나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이 공직선거법 통과 저지에 실패하며 고육지책으로 내세운 비례용 정당이라는 것이 '사실상'이고 '현실적인' 인식이다.

즉 미래한국당이 형식과 원칙적으로는 '법적인 독립성'이 보장된다지만 현실적으로는 완전한 독자성에서 자유로운 수는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의원은 '미디어펜'에 "황교안 대표가 한선교 (대표)를 잘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왼쪽)와 공병호 공관위원장./사진=미래한국당


그러나 미래한국당이 16일 밤에 공개한 40명 비례 후보자 공천 추천안에는 통합당 인재영입 인사가 6명 포함됐지만 그중 5명은 당선안정권인 20번 밖이었다. 후보 명단을 받아든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격노했다'고 전해지며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와의 사전 합의 및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음이 짐작됐다.

아울러 통합당에서는 "영입인재 가치를 무시한 공천"이라며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다. 특히 통합당이 보수 정당으로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여러 방면에서 조언과 기여를 아끼지 않았던 정책 수립 전문가 및 학계에서는 탄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익명 요구의 한 경제학 교수 A 씨는 미래한국당 비례 공천 명단에 대해 "지역에서 선발하기 힘든 전문가를 공천해야 할 비례공천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능력보다 표면적인 인기 위주의 공천을 한 것"이라며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투표 불참도를 높이고 있다"고 혹평했다.

황 대표가 지난해 영입한 윤창현 전 금융연구원장은 당선권에서 거리가 먼 26번을 배정받았다. 현 정권의 소득주도성장론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제 정책의 대전환과 대안을 집필한 '민부론' 등 통합당 경제공약을 총괄했던 오정근 전 고려대교수(한국금융ICT학회 회장)는 40번 명단에 들지도 못했다. 복지 및 국민연금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와 전문성을 갖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도 제외됐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경제학 교수 B 씨는 '미디어펜'에 "실제 부가가치를 창출해본 실물 경제인들도 활약할 수 있겠지만 자칫 자기 분야만 잘 아는 '미시적' 관점에만 머물 수 있다"며 "경제학자들이 정치권에서 탁상공론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지만 결국 국가가 지향해야 할 경제 정책 수립에 있어 '거시경제론'은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상위권 순번에 실제 경제적 부를 창출한 기업인 출신들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공개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


경제학계뿐만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변호사시험 합격 1년이 되지 않은 법률사무소 공정의 김정현 변호사가 5번 순위를 받은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변호사는 "김 변호사의 연령과 경력을 다 고려했을 때 김 변호사보다 커리어 좋은 사람이 수도 없을 것인데 그런 사정을 다 뛰어넘을 만큼의 어떤 장점이 있는지 떠오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미래한국당 공천 명단에 '발칵 뒤집어진' 상황이다. 당초 통합당 공천에 '실망감'을 보여왔던 보수 유권자들이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가 열망이 부합되지 않자 표출하는 반응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공 위원장을 지켜봐왔던 지인 및 학계에서는 이러한 진통이 공 위원장 임명에서부터 이미 예견됐었다는 다분히 조소적인 반응이다. 그가 평소 인간관계 및 사회생활을 지양하고 독선적인 행보를 보여와 공관위원장직과는 어울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임종화 청운대 교수는 '미디어펜'에 "'공병호 공천'은 우파 국민들의 여론을 조금도 반영하지 못한 한국 현대사 기록에 남을 참사"라며 공 위원장에 대해선 "관심 없다고 하면서 언제나 정치에 기웃거리며 대접받고 싶어하는 정서적 낭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위선으로 온몸을 휘감은 전형적 586세대"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관위원장./사진=공병호 TV 캡처


B 교수도 공 위원장에 대해 "왕성한 저술 활동과 연구 실적은 좋은 사람이고 좋게 말해 원칙주의자이고 자기관리가 뛰어나다"면서도 "그렇다면 본인 특성에 전혀 맞지 않는 공관위원장 역할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자신만 원칙을 지키고 객관적인 척 자기위주의 원칙을 내세워놓고는 '형식 논리'를 읊어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흐름과 메시지 없는 공천에 무엇이 잘못됐는지도 모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역시 익명 요구의 경제학 교수 D 씨는 "공 위원장과 밥 한번 같이 먹었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타협이 안 되는 사람"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평소 사회생활이나 소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며 "산에서 도 닦고 혼자 사는 사람에게 갑자기 세속에서 '좋은 사람 뽑아라'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50만 구독자' 인기를 쫓았던 정치인들이 잘못"이라고 한선교 대표의 임명과 인선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D 교수는 "공관위원장은 어드바이스를 주고 당대표에게 명단을 넘겨줘야 하는 자리인데 모든 걸 다 결정하는 줄 착각한다. 당대표인 줄 착각한다"며 "공관위원장직의 역할과 업을 잘 설명해줬어야 한다"고 통합당 및 미래한국당 지도부를 향해 책임을 물었다. 이어 "전권을 다 주겠다면 진짜 전권을 자신 마음대로 해도 되는 줄 착각하는 '심플'한 사람"이라며 "인간적인 호환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공 위원장도 빗발치는 비판과 논란에 지난 17일 '공병호 TV'를 통해 "공천에 반발할 것이라면 자신을 공관위원장으로 뽑지 말았어야 했다"고 항변했다.

반면 또 다른 경제학 교수 E 씨는 "(공 위원장은) 워낙 특이한 사람이고 이 사람한테 (공관위원장을) 맡긴 한선교 (대표)도 이상한 사람"이라며 "아쉬움 많고 공병호 TV 구독도 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공 위원장을 너무 흔들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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