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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 많은 황교안, 리더십 위기로 통합당 대혼돈?

2020-03-20 17:00 | 손혜정 기자 | mllesonja25@naver.com
[미디어펜=손혜정 기자]갈 길 바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발목이 무겁다. 당 안팎으로 연이어 난제가 터지면서 리더십도 도마에 올랐다.

황 대표는 20일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까지 맡게 되면서 '총선 승리' 과업의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심재철 원내대표와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 등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4인체제 선대위를 출범시켰지만 수장으로서의 부담이 한껏 가중된 것이다.

당초 황 대표는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하고자 조율을 타진했었다. 이는 황 대표가 자신이 출마한 서울 종로 선거에 더 집중하기 위해 추진하는 인선으로도 풀이됐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김종인 영입'과 관련해 '미디어펜'에 "황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유인해 책임을 나누려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종로에 집중하고 책임을 분산시키려 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 황교안 통합당 대표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4인 체제의 통합당 선대위가 20일 공식 출범했다./사진=미래통합당

그러나 김 전 대표 영입 무산으로 황 대표는 선대위원장까지 '억지로 떠안게' 된 모양새다. 표면상으로 '김종인 카드'는 김 전 대표가 황 대표의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에 'No'하며 불발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황 대표가 김 전 대표와의 협상에 실패한 데다 김 전 대표 인선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제압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언제적 김종인이냐'는 국민 피로감이 쌓여 있던 데다 '태영호 강남갑 공천은 국가망신'이라는 김 전 대표의 언급에 지도부 반발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성명서를 내고 "총선을 코앞에 두고 우리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정치 원로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사과하라"고 김 전 대표를 겨냥해 촉구한 바 있다.

황 대표가 임명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갈등'도 황 대표의 영향력을 거세게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지역구 공천에서 황 대표 측근들은 대거 낙천했지만 현역이 아니거나 탈당했던 '친이계와 유승민계'는 속속 공천을 받았다. 김 전 공관위원장도 비록 사직했지만 퇴임 전 '김형오 키즈'들은 이미 실속을 차린 뒤라는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아울러 사천 의혹과 '김미균 공천' 등 각종 공천 파동으로 김 전 위원장이 지난 13일 자진 사퇴했으나 당초 공관위원장 임명과 공관위 구성이 잘못 꿰인 단추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김형오 체제' 공천에 반발한 현역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잇따라 선언하는 가운데 황 대표가 이 갈등을 잘 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미 당내외 인사 12명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으며 그 숫자는 더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려하던 '표 분산'이 현실화될 위기에 처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4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남영희 전 청와대 행정관이 32.4%, 통합당 탈당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28.9%로 오차범위(±4.4%)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안상수 통합당 의원은 12.0%였다.

지역구 공천 내홍에 이어 황 대표의 리더십은 최근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공천 과정에서 더욱 크게 흔들렸다.

황교안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앞에서 "종로구를 4차 산업혁명 1번지로 만들어 청년 일자리 100개 이상 창출하겠다"며 4차 산업특구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 비례 후보 명단에 통합당이 영입한 인사들이 당선권 밖으로 밀려나거나 낙천해 황 대표가 체면을 구겼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 사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한선교의 반란'으로까지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지난 19일 대표직을 사퇴하고 미래한국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새롭게 구성된 가운데 황 대표는 '타당 공천 개입 의혹'으로 고발당하는 위기에도 처했다.

심지어 한 대표가 20일 황 대표가 박진 전 의원과 박형준 전 혁통위원장의 공천을 요구했다고 밝혀 파장과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황 대표의 리더십 위기는 종로 판세에도 악순환과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다른 경우는 흔하지만 지지율 반등이 보이지 않으면 황 대표의 리더십에 명분과 동력이 실리지 않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자리한다.

한편,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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