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0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LG전자가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는 4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북미에 처음 선보인다. 4K의 신제품 가격을 180만원대에 출시해 OLED TV 후발 주자와 저렴한 액정표시장치(LCD) TV 추격을 따돌리는 동시에 해당 시장을 가장 먼저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24일 미국 IT매체 씨넷에 따르면 LG전자는 CES 2020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48인치 OLED TV를 오는 6월께 미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세컨드 TV 수요가 높은 미국의 특성상 중소형 T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OLED TV 진영 중 48인치를 내놓은 곳이 없어 선점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당초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초 일본에 48인치 OLED TV를 가장 먼저 판매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일본 TV 시장에서 OLED TV 점유율 추정치는 21.9%로 유럽(9.8%), 북미(5.9%) 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일본 OLED TV 시장은 소니(40%)와 파나소닉(36.8%)이 양분하는 등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LG전자는 하이센스(11.4%)에 이어 10.2%를 차지한다. 이에 더해 OLED 마케팅 창구 역할로 기대됐던 도쿄올림픽마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전 세계 2번째로 OLED TV 점유율이 높은 북미를 점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IHS마킷은 북미의 OLED TV 시장 점유율이 올해 15.7%에서 2021년 18.8%, 2022년 20.4%, 2023년 21.0%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 OLED TV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는 LG전자와 중국 스카이워스·하이센스·창홍·콩카, 일본 소니·도시바·파나소닉, 유럽 필립스·메츠 등 기존 OLED TV 진영에 미국 최대 TV 업체 비지오와 중국 샤오미·화웨이가 합류할 예정이다. 소니는 올해 하반기 LG전자에 이어 48인치 OLED TV 출시를 예고한 상태여서 중소형 라인의 왕좌 다툼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저렴한 가격과 게임특화 포인트를 부각해 북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LG전자는 북미 OLED TV에서 점유율 74.1%로 1위에 올라 있고 이어 소니(25.2%), 파나소닉(0.6%), 스카이워크(0.1%) 순이다.
LG전자의 48인치 OLED TV는 게이머들을 위해 엔비디아의 '지싱크 호환'과 AMD의 '라데온 프리싱크'를 동시 지원한다. 게임을 구동하는 외부 기기의 그래픽카드와 TV 화면의 주사율을 일치 시켜 화면 끊김 등 현상을 예방한다. 게이머는 물론 게이밍 모니터 수요도 일부 흡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출시가격은 1500달러(약 189만원)로 추정된다. 외신에 알려진 유럽 출시 가격(약 245만원) 대비 저렴한 수준이다. 77인치(약 629만원), 65인치(약 352만원), 55인치(약 226만원)보다도 가격을 낮게 책정해 삼성전자의 QLED TV 'Q6' 같은 LCD TV의 점유율을 빼앗는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북미는 크기로만 승부를 건 시장이었는데 화질을 점차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TV 대형화 추세 속에서 4K로 화질을 충족함과 동시에 저렴한 가격으로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