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석유화학사인 시노펙이 합작한 중한석화 생산기지 전경./사진=SK종합화학
[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의 화학사들이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한 사업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연말부터 울산CLX 내 제1 나프타 분해공정(납사크래커·NCC)을 가동 중단한다. 합성고무제저(EPDM)공정도 2분기부터 가동을 멈춘다. 이 NCC공정은 1972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국내 첫번째 시설이며, EPDM 공정도 1992년부터 20년 가까이 생산을 이어왔다.
SK종합화학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시황의 영향에 둔감한 고부가 화학소재 분야의 비중을 높이려는 '딥체인지'의 일환으로, △글로벌 신증설 영향에 따른 공급과잉 △노후설비로 인한 경쟁력 저하 △이로 인한 안전·환경 문제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들 공정에서 생산하던 제품은 울산CLX 내 뉴에틸렌플랜트(NEP)공정과 중국 닝보 EPDM에서 대체하고, 근무하던 인력은 전환배치할 예정이다. 이들 공정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고객사들의 피해도 최소화하고, 고부가 패키징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성과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2017년 미국 다우의 접착층·차단층 핵심소재인 에틸렌아크릴산(EAA)·폴리염화비닐리덴(PDVC) 사업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하고 있던 프랑스 아르케마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 인수도 올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부득이하게 이들 공정의 가동중단을 결정했다"면서 "향후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 및 경쟁력 있는 고부가 화학사업 추가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업체가 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 천안 소재 SKC 블랭크마스크 공장/사진=SKC
SKC도 비즈니스모델(BM) 혁신 1단계를 마무리하고, 2단계 작업을 전개하는 등 '딥체인지'를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모빌리티·반도체·디스플레이·친환경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SKC코오롱PI 지분 전량 매각 등을 진행했다.
모빌리티분야의 경우 올 1월 동박 제조업체 KCFT를 인수한 데 이어 글로벌 생산기지 건설을 검토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및 기술 투자를 확대한다. SKC는 2025년까지 KCFT 생산력을 현재(3만톤)의 4배 이상으로 늘리고, 올 상반기까지 정읍에 1만톤 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5공장을 증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분야에서는 노광공정 핵심소재 국산화에 나서는 등 새로운 아이템을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블랭크 마스크 하이엔드급 제품의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충남 천안공장이 고객사 인증용 시제품 생산에 돌입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분야는 폴더블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투명PI필름을 비롯한 성장동력 아이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친환경분야는 스타벅스코리아에 생분해 PLA 필름을 공급하고, 국내외에서 제품 개발 및 적용을 논의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화학사업은 쿠웨이트PIC와 11억9500만달러(약 1조4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합작사 설립을 추진해왔으며, 사명은 SKPIC글로벌로 정해졌다. SKPIC글로벌은 글로벌 프로필렌옥사이드(PO) 100만톤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완재 SKC 사장은 "그간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탈정'의 각오로 딥체인지를 추진해 왔다"면서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기울여온 BM혁신 노력이 실질적 성과로 가시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