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모습으로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매년 상승세를 이끌던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국 대장주 아파트만 모아놓은 '선도아파트 50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국 주택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KB 선도아파트 50지수가 전월 대비 -0.13%로 하락했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4월(-0.48%) 이후 11개월 만이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가운데 가격이 높고 가구수가 많은 단지(시가총액) 50곳을 골라 가격 등락을 지수화한 것이다.
선도아파트 50지수에는인기지역 대단지의 집값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현대 △래미안블리스티지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헬리오시티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등 준공된 지 오래된 재건축 아파트와 최근 입주한 새 아파트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선도’ 아파트들이 포함된다.
이 지수는 서울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7월 101.67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3.75% 폭등했다. 12월엔 이보다 높은 3.86% 올랐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에 올해 1월, 2월엔 각각 0.83%, 0.34%로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 재건축 이슈로 몸값이 뛰었던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급매물이 늘고 있다. 요즘 3개월 전보다 호가가 2억원 가량 떨어진 매물이 나오지만, 사실상 거래는 어렵다는 것이다.
KB부동산은 대출 규제가 덜한 경기도 군포를 비롯해 세종ㆍ대전으로 번지던 풍선효과도 지속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또 다른 주택 매매시장 지표인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전국 모든 지역에서 하락세로 꺾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여개 중개업소를 조사해 매매 가격이 더 오를지 아니면 내려갈지를 0~200 범위로 지수화했다. 수치가 100을 초과할수록 2~3개월 후 집값이 오른다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의미다.
3월 서울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점(100) 아래인 99가 나왔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는 얘기다.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대구·광주 등지가 93으로 가장 낮았다. 지난달 지수가 121까지 치솟았던 대전도 이달 116으로 다소 낮아졌다. 전국 전망치는 지난 2월 110에서 이달 103으로 하락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시장 상황을 가장 민감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서울 등 주요 지역 집값을 미리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강남3구를 비롯해 시장의 방향이 하락 쪽으로 바뀌는 곳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른 민간 주택시장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송파(―0.17%) 강남(―0.12%) 등 강남권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는 전용 76m² 아파트가 지난해는 21억 원대까지 거래됐지만 현재는 18억 원 후반∼20억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신축 아파트인 강남구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85m²도 지난해 26억 원대까지 거래됐지만 최근엔 24억원대에 팔렸다. 이 같은 하락세는 마포 용산 성동구 등 강북 주요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다만 규제를 덜 받는 9억 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면서 노원(0.21%) 구로(0.18%) 관악(0.14%) 등의 오름세는 이어지는 등 풍선효과는 여전한 상황이다. 경기 오산시(0.37%) 군포시(0.31%) 등 대표적인 수도권 비규제지역 오름세도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편이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