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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코로나19 집중지원·제도개선 절실"...사태 후도 대비해야

2020-04-02 13:09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포항제철소 제강공장에서 '래들'에 담긴 쇳물이 전로에 담기고 있다. /사진=포스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의 경기 전망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 소비와 생산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까지 하락하면서 내수·수출기업의 경기전망이 어두워진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00여개 제조사를 대상으로 2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분기 대비 18포인트 급락한 57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1분기(55)에 근접한 수치로 낙폭 역시 이 시기(-24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BSI가 100 이하면 이번 분기 경기가 전분기 대비 좋지 않을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2분기의 경우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의 2.5배에 달한 셈이다.

업종별로는 대구·경북 지역에 밀집한 섬유·의류가 45로 가장 낮았으며, 자동차·부품(51), 기계(59), 철강(52), 정유·석유화학(60), IT·가전(60), 조선·부품(66) 등 모든 업종의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업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세제지원(72%) △공정거래 및 세무조사 등 기업조사 유예(35.3%) △조업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31.4%)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28.5%) △서비스·신산업 관련 규제개혁(15.7%)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대한상의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추이/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전문가들도 규제개혁을 비롯한 제도개선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높여야 사태 해결 및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독일은 '하르츠 개혁', 프랑스는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개혁으로 경제 활력을 회복한 반면, 한국은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며 "이번 기회에 친노조·반기업 기조 및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되돌리고, 법인세·상속세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한국은 GDP의 30%가 투자에서 나오는데,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많아 신산업 관련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규제완화를 통해 신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코로나19 이후 산업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사스와 메르스 등 과거 유사 사례를 분석한 결과 업종별 피해 정도가 상이하다는 점에서 재난기본소득을 비롯한 보편적 지원보다는 주요 피해업종 및 계층에 지원을 집중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전염병의 특성상 영향이 미미하거나 수혜를 입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과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지만 올 상반기 내에 진정되고 주요국 경기침체로 전이되지 않을 경우 앞선 사례와 같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홍콩·싱가포르·대만의 경제성장률은 사스가 발생했던 2003년 2분기 -2.2%를 기록했으나, 3분기 성장률이 5.8%로 오르면서 이를 상쇄했다. 메르스가 한국을 덮쳤던 2015년의 경우에도 국내총생산(GDP) 영향은 미미했으며, 사태 이후 음식숙박업 성장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데 추가경정예산 내용을 보면 현금살포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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