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4.15 총선까지 11일 남았다.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여야가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투표에 앞서 '票퓰리즘' 공약들에 대한 정치권의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1호 공약으로 '전국 공공 와이파이 5만3000여 개 구축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대선이 치러질 2022년까지 교통시설과 박물관, 전통시장 등에 무료 와이파이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를 위한 예산을 3년간 총 5780억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곧바로 통신비 절감을 요구하는 2030 청년층의 표심을 겨냥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앞서 범여권에 속하는 정의당도 1호 공약으로 '청년기초자산제도'를 발표했다. 만 20세 청년에게 '출발자산'이라는 명목으로 3000만원을 국가가 지급하고 양육시설을 퇴소하는 청년에게는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는 것이 공약의 골자다.
다만 노골적인 '2030 겨냥 공약'에도 적지 않은 청년들이 구체성 없는 공약에 전형적인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아울러 미래통합당도 범중도보수의 통합 신당으로 출범한 이후 첫 공약으로 '장병 2박3일 외박'을 내놓았다. 군 정년을 60세로 늘리고 현역병에게 매월 2박3일 외박을 부여하는 한편 예비군 훈련수당도 최저임금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이는 '국방 포퓰리즘'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던져보는 어설픈 청년 복지 프로그램' '안보를 버린 보수'라는 강력한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외 총선 열쇠로 급부상한 '부동산 민심' 자극 포퓰리즘 공약도 난무하다. 현 정부 들어 계속 요동치던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잠잠해진 듯 보이지만, 여전히 각 당의 부동산 공약은 표를 가르는 바로미터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같은 궤도에서 '수도권 3기 신도시'와 연계한 청년·신혼부부 주택 10만호 공급 공약을 내걸었다. 택지개발지구 내 대중교통 중심지에 청년벤쳐타운과 신혼부부특화단지가 연계된 청년·신호 맞춤형 도시를 조성하고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주거 불안 해소에 대한 본질적인 답안이 아닌 데다 특정 계층을 겨냥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의 정치화', 즉 시장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오히려 부작용을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총선용 인기영합적 공약은 "코로나보다 무서운 포퓰리즘 바이러스"라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전례없는 전염병 확산 재난에 '물 만난 물고기'마냥 더욱 기승이다.
당초 이번 총선에서는 코로나19 확산과 초기 대응 실정이 정부여당에 최악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복지 정책'으로 상황을 역이용하고 있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 국정수행 능력과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전례없는 바이러스 확산 대응을 빙자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예비군 훈련 보상비 인상 등 정부의 정책이 발표됐으며 민주당은 이에 일제히 '환영'이라며 칭찬 일변도다.
정정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청주 상당)는 지난 3일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의 중복 지급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100만원(4인 기준) 외에 충북도와 청주시가 자체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원금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통합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통합당 지도부는 정부 방침에 "현금 살포성에 전형적인 매표 행위"라고 비판한 반면 김용남 통합당 수원병(팔달) 후보는 "정부가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 약 9조 1천억 원에 대해 현재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에 너무 부족한 금액"이라며 "지원금 규모를 늘리고 분명한 기준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후보 같은 경우 "꼭 필요한 곳에 더 큰 지원을 통해 지금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선별적 핀셋' 지원 방식을 강조해 정부여당과는 차별화를 두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