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인천 동·미추홀구갑 선거구는 홍일표 미래통합당 의원이 내리 3선을 할 만큼 보수세가 강한 곳이다. 그러나 오는 4.15 총선에서는 현역 홍 의원이 출마하지 않아 무주공산이 된 만큼 여야 후보 간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누가 마지막 승리의 미소를 짓게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전희경 미래통합당 후보, 문영미 정의당 후보, 이상욱 국가혁명배담금당 후보가 출마한 동·미추홀갑은 사실상 허 후보와 전 후보 양강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계의 관측이지만 문 후보도 꾸준히 지역민심을 다지고 있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선 허 후보가 43.2%의 지지율을 얻어 32.3%의 전 후보보다 10.9%p 높게 집계됐다. 문 후보는 6.3%였다. 하지만 실제 현장의 지역 목소리는 어떨까. 여론조사 사각지대의 바닥민심을 8일 '미디어펜'이 현장 취재해보았다.
인천 동미추홀갑에 출마한 허종식 민주당 전희경 통합당 문영미 정의당 후보 현수막./사진=미디어펜
■동네사람 허종식 "인천에 뿌리박고 죽을 때까지 살 사람"
세 후보의 결전지인 동·미추홀갑은 대표적인 원도심인 만큼 주거환경 개선이 지역의 급선무 과제로 떠올랐다. 주민들의 욕구를 반영해 허·전 후보 모두 도시재생 및 개발이 주요 공약이다.
허 후보는 인천시 균형발전 정무부시장직을 맡는 등 기반을 다져왔으며 지역 발전을 위한 적임자로 '동네사람'임을 강조하고 있다. 상대 맞수인 전 후보보다 지역 사정을 더 잘 안다는 의미다. 그는 지역의 하천인 승기천을 청계천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동구의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등 지역의 '균형발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허 후보는 이날 현대시장 앞에서 유세하며 "인천에 단 하루도 살지 않은 사람이 (균형발전) 잘 하겠나"라며 "인천에서 뿌리박고 사는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허 후보 측 관계자는 "지역개발 가장 문제이지만 원주민들 실제 입주 비율이 절반도 안 된다"며 "재개발 지역에 원주민들이 정착해 살 수 있는 방법론적 부분"에 허 후보가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인천 동미추홀갑 허종식 민주당 후보가 8일 동구 현대시장에서 지역민들과 만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인천 동미추홀갑 허종식 민주당 후보가 8일 현대시장에서 지역민들을 만나고 있다./사진=허 후보 캠프
■ '전다르크' 전희경 "지역·국가 살리려면 일 제대로 해본 사람 필요"
그러나 20대 국회 비례 초선 현역인 전 후보의 '일 잘하는 실질적 파워 일꾼' 응수도 매섭다. '전다르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강한 여전사 이미지와 '전국적인 인지도'로 지역 주민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전 후보는 원도심의 3대 과제를 주거·교통·교육으로 규정하고 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으며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자유대한민국을 구했듯 총선에서 '자유·민주·공정의 상륙작전으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날 석바위시장 앞 유세 현장에서 "정상이 아닌 대한민국 바로 세우고 그동안 어려운 원도심의 주거·교통·교육 환경 문제를 검증된 능력 있는 정치인의 실력으로 풀어드리겠다"며 '현역 일꾼'의 면모를 앞세웠다.
그러면서 전 후보는 "세계 여러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대한민국이 해외 곳곳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있다"며 "당장 오늘을 살기도 어렵지만 우리의 자식들은 미래가 없어진다"며 '현 정권의 경제 실정에 대한 '심판론'을 강조했다.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인천 사람이 아니다보니..."라고 말끝을 흐리면서도 "인정해주시는 분들이 많고 특히 연세 있으신 분들 사이에서는 (권력을)바꿔야 한다며 아는 체를 많이 해주신다"고 체감 민심을 전했다.
인천 동미추홀갑 전희경 통합당 후보가 8일 미추홀구 석바위시장에서 주민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인천 동미추홀갑 전희경 통합당 후보가 8일 미추홀구 석바위시장 앞에서 지역주민과 만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문영미 "주민 목소리 곁에서 뚜벅이로 12년 살았다"
정의당의 문 후보의 경우 두 후보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그는 '언제나 주민 편에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으로 특히 '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재개발·재건축보다 교육문제 해결"를 강조하며 "학부모들도, 사람들도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원도심 균형발전'이라면서 투자가 잘 안 된다. 교육이 제일 문제"라며 "엄마들은 (자녀가) 초등학교 4학년쯤 이사 가려고 한다"며 '교육 문제에 집중'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곳곳에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5년 넘게 원도심을 균형발전한다는 이유로, 국가 시책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이런 일을 해내고 있다"며 "국민 편인 국회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지원 유세를 나온 정의당 비례대표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은 자신을 "땅콩 회항 갑질 사건의 피해자"라고 소개하며 "국회에서 을들의 대변인, 을들을 위한 일을 하겠다"고 정의당 지지를 호소했다.
인천 동미추홀갑 문영미 정의당 후보가 8일 동구 송림 로터리에서 '문영미 최고' '정의당 최고' 머리띠를 한 여아들과 만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인천 동미추홀갑 문영미 정의당 후보가 8일 동구 송림 로터리에서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인천 동·미추홀갑 지역민의 목소리는 "바꿔야..." vs "낙하산"
인천 동구 현대시장에서 만난 상인 60대 남성은 "일단은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진다"며 "연령대 높은 사람들 사이에선 거의 다 2번"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 때문에 연세 드신 분들의 자녀들이 투표장에 못가게 할까봐..."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대시장의 60대 여성도 "(경제 실정이)피부로 느껴진다"며 "소상공인들 돈 몇 푼 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번 찍고 확 뒤집어져서 문재인 정권 때려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반면 지역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40대 여성은 "인지도 면에선 허종식보다 전희경이 더 높다고 느껴진다"면서도 "지금 여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다른 50대 남성 동료도 "전희경이 전국적인 인지도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낙하산이라는 인식은 있다. 현재 정부여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동료 50대 여성은 "원래 지지 정당이 정의당"이라며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동구보다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분포돼 있는 미추홀구에서도 여론조사 사각지대 민심이 나타났다. 미추홀 주민인 40대 여성은 "전희경을 지지한다"며 "재개발되면서 젊은층 유입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원도심이라 원주민이 많고 (당선되면 재선인 만큼) 지역을 위해 중앙정부와 연결을 잘 해서 열심히할 것 같다"고 말했다.
4.15 총선 인천 동미추홀갑에 출마한 후보들./사진=미디어펜
한편 투표 의지가 없다거나 거대 여야에 대한 실망감도 드러났다. 미추홀구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이번에는 지역구 후보는 안 뽑고 비례는 안철수당(국민의당)을 찍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조잡스럽고 통합당은너무 답답해서 (싫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30대·40대 여성 2인도 "투표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인천 동미추홀갑 지역민들은 허종식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 이유로 '정권 안정'을 꼽고 있다./사진=허 후보 캠프
전희경 통합당 후보는 '정권 심판론'과 '경제 살리기' 등의 이유로 지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문영미 정의당 후보는 '지역 주민의 편은 정의당'을 강조하고 이다./사진=미디어펜
인용된 여론조사는 미디어인천신문이 중앙폴리컴(주)에 의뢰해 지난 30일과 31일 동미추홀갑 지역 거주민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다. 유무선을 이용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4.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