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가림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비용은 줄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단말기 판매 감소로 5G 가입자를 크게 불러 들이지 못했다.
통신사들은 올해 2분기 삼성·LG 중저가폰 출시와 총선 이후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5G 투자가 산적한 상황에서 자칫 마케팅 촉발과 통신비 인하라는 부담을 떠안을 수 있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1분기 합산 매출은 13조7066억원, 영업이이은 8437억원으로 추산된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3.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4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7.4% 감소한 2986억원이 예상된다. KT 매출은 1% 오른 5조8904억원을, 영업이익은 10.3% 감소한 3606억원이 관측된다. 수익 감소 폭이 가장 적은 곳은 LG유플러스다. 매출은 3조3442억원으로 10.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2% 감소한 184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1분기 실적은 지난해 집행한 마케팅 비용이 일부 반영됐다. 지난해 이통3사는 5G 상용화 이후 가입자 유치를 위해 8조원가량의 마케팅비를 투입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을 피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리점 영업과 판매가 더뎠다. 이는 곧 5G 가입자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는 올해 1분기 5G 가입자 순증을 27만~50만명으로 점쳤다. 고객 유치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지난해 8월 5G 순증 가입자(88만명)보다 줄어든 셈이다. 다만 단말기 판매와 함께 인당보조금이 동시에 감소하며 올해 1분기 집행된 이통3사의 마케팅비용은 1조9238억원으로 5G 도입 이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분도 1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5G 전환 수요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지원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통신업계를 근심에 빠뜨린다. 통신업계는 소규모 사업장의 무선국 전파사용료 6개월 감면, 단말기 유통점 및 공사업체 자금 지원 등으로 코로나19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통신사가 지원한 금액은 4200억원이다. 온라인 개학을 지원하기 위해서도 트래픽 용량을 증설했다. 최근 통신업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잦은 회의를 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지원도 예상할 수 있다.
업계는 일회성 비용이어서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면서도 부담을 토로했다. 올해 투자 규모가 상당한 데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개선 요소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코로나19로 피해받은 중소장비업체의 일감확대를 위해 올해 계획했던 2조7000억원의 5G 투자를 4조로 늘린 상태다. 지하철, 공항 등 2000곳에 실내 기지국도 설치하기로 했다. 연내 5G 단독방식 서비스 상용화와 28㎓ 대역망 구축도 마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민생통합당, 민생당 등 각 정당이 올해 총선에서 '통신비 인하' 공약에 한목소리를 낸 만큼 총선 이후 통신비 인하라는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LG전자의 중저가폰이 출시되면 이통사들이 경쟁 체제에 돌입해 마케팅 비용이 급상승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1분기 부진했던 판매를 위해 한 곳이 지원금 살포 카드를 꺼내면 너도나도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도 결국 비용"이라며 "제조사가 단말기 출고가를 100만원을 훌쩍 넘게 출시한 것은 문제삼지 않고 통신사의 통신비에만 올해도 비난이 적용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5G 망구축 투자 비중이 커 올해 공격적 경영은 힘들 것"이라며 "연말 정부가 통신사들에게 주파수 재할당 대가라도 유리하게 맞춰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