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한 이후인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외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코스피 전체로는 여전히 매도우위지만 그 규모는 점점 줄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 폭락의 핵심원인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급속한 유출이었음을 상기할 때 외인들의 복귀는 본격적인 반등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달이 넘게 막대한 규모의 물량을 내던지며 주가지수를 끌어내리던 외인들의 움직임에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직까지 ‘대세’가 바뀐 정도는 아니지만 매도폭이 조금씩 줄어드는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외인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을 기대하게 할 만한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한 이후로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1789억원으로 외국인 매수종목 중 가장 컸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이틀 이상 연속 순매수한 것조차 지난 2월 13~14일 이후 약 2달 만의 일이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외국인은 계속 해서 삼성전자에 대해 매도 포지션을 유지했다. 특히 2월 17일부터 3월 6일까지 37거래일 동안 단 5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매도세를 보였다. 특히 주가 폭락이 본격화했던 지난달 5일부터 23일까지는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37거래일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금액은 총 7조 1371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매수 전환을 한 것은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부터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55조원, 영업이익은 2.7% 늘어난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이에 외인들이 다시금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외인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투자에 나서느냐에 따라 국내 주가지수의 향방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외인들이 던진 물량을 받아낸 개인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의 탄력성을 가지고 수익(손실)실현에 나설지도 향후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은 대체로 수익이 나면 얼른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하려는 투자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이 움직임이 삼성전자 주가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외인들이 어느 정도 규모로 돌아오느냐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코스피 전체의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