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5일 펼쳐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180석 압승과 미래통합당의 103석 완패로 끝났다. 복당할 것으로 관측되는 지역구 무소속 당선인들까지 더해도 181 대 107이라는 스코어다.
이처럼 한 정당이 국회 의석 5분의 3 이상을 차지한 것은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전례없는 일이다.
지난해 선거법 개정 후 이번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최초로 도입했지만 예상 외로 슈퍼여당이 출현하면서 다당제는 4년 만에 무너졌다.
사실상 여대야소 구도로, 민주당은 마음만 먹으면 개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입법활동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역으로 제 2당인 통합당 조차 여당과의 합의 없이는 어떠한 법도 통과시키지 못하게 됐다.
이낙연 당선인과 이해찬 대표 등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5일 오후6시15분 총선 출구조사 발표를 보면서 박수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또한 이번 총선에서 6석에 불과한 정의당을 비롯해 국민의당(3석) 열린민주당(3석) 등 제 3정당의 입지가 사라져 양당체제로 회귀했다는 평가가 크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자로 기대했던 정의당은 최대 피해자가 됐고, 양당을 견제할 힘있는 제 3정당마저 사라져 여야 갈등은 첨예해질 전망이다.
코로나에 대처한 '의사 안철수' 효과로 지지율이 반등했던 국민의당 역시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고, 민생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한 석도 얻지 못해 원외정당으로 추락했다.
양당을 제외한 나머지 원내정당(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을 모두 합쳐도 12석에 불과해 원내교섭단체조차 구성할 수 없다.
애초에 입법기관 다양성 보장을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지만, 양당이 각각 위성정당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양당제가 강화됐다.
이제 여야 힘겨루기는 국회 원 구성으로 옮겨가게 됐다. 민주당은 국회의장 등 원내 핵심요직을 다수 차지하고 주요법안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할 세력이 전무한 가운데, 독주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민주당이 자신들의 입법활동을 무조건 다 숫자의 논리로 패스트트랙에 태워 진행할 수 있지만, 일방통행하듯이 한다면 국민의 마음이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이 야당과 협치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낙연 서울종로 당선인(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겸손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는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여당은 개혁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야당이 협조적으로 나올지 강경하게 대응할지에 따라 향후 21대 국회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