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4.15 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와 불확실성이 점차 높아지는 자동차업계는 21대 국회에 기업 옥죄기가 아닌 기업 살리기를 위한 획기적 규제 완화와 경제정책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와 글로벌 생산라인 셧다운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자동차업계는 21대 국회에서 적극적인 경제정책과 규제완화 등 지원을 통해 난국돌파의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항공업계는 현재 각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비상경영체제 돌입하며 직원들의 휴직과 임원들의 임금반납 등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어려움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항공 수요 회복은 상당히 느리게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당장 항공 수요가 기존 수준을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더라도 증가 속도는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21대 국회가 펼쳐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항공업은 항공기 리스 비용과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워낙 큰 항공산업의 특성상 현재까지 나온 대책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에 정부가 추가적인 자금지원과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 채권에 대한 지급보증 등 금융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항공분야 긴급 지원대책'을 통해 저비용항공사(LCC)에 최대 3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총 126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단행했다. 또 지난달 말에는 운행중단 노선 운수권 보장, 공항 이용료 감면 확대 등 추가 지원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 대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고 대형 항공사들에 대한 지원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의 4차 비상경제회의에서도 항공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은 아예 언급되지도 않았고 이후 정부와 부처들은 "향후 어려움을 파악한 뒤 지원책을 강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21대 국회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기간산업인 항공분야의 어려움을 타파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연맹은 총선 전날인 지난 14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앞에서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공항 산업은 직접 고용 8만명, 연관 종사자 25만여 명에 달하는 국가기간산업이다"며 "정부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대대적인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밝혔다.
또다른 국가 기간산업 자동차 분야에서도 21대 국회가 친기업적인 적극적 태도를 통해 코로나19의 난국돌파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고 있다.
해외 수출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재 글로벌 시장 위축으로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다. 각 완성차 브랜드들은 실적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판로를 모색하는 한편, 감산과 현금 확보를 통해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내수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지탱해 주고 있지만 이는 단기 처방에 불과한데다 수출 및 해외 생산판매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생존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유동성 위기도 자동차 기업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 이미 쌍용차는 모기업인 마힌드라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정난으로 계획된 투자를 철회하며 유동성 위기에 놓였고, 2년 전 제너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난 한국지엠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미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한 투자 속도를 조정하고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야 할 판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 등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며 현대·기아차의 3대 시장이 모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3월 실적까지는 그나마 코로나19 사태 이전 계약물량이 일부 반영됐다지만 4월 이후로는 판매 감소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업계에서는 세제감면해택과 규제완화를 통해 난국돌파의 발판을 마련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는 산업환경 속에서 경쟁력확보를 위해 꾸준한 투자가 진행되어야 하는 만큼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해 부감을 줄여주기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환경규제 한시적 완화를 통해 R&D투자의 부담감해소를 호소하고 있다. 어려운 시장상황에 대응하면서 강화된 환경규제를 맞추는 것이 이중으로 부담되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같은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규제적용시기를 늦추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이에 국내에서도 기업의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업은 앞으로 다가올 회복기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담이 되더라도 적극적인 R&D투자를 단행해야 된다"며 "정부는 이런 기업의 투자와 발맞춰 현재의 높아지는 환경규제에 대한 기한연장과 완화를 통해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